아리스토텔레스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2014년 8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제 266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교황은 평소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하듯 소형 SUV를 의전차량(popemobile)으로 이용했고 이런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한 달 뒤 유럽에서 이 소형 SUV의 판매량이 전월 대비 118.4% 늘어났고 특히 바티칸이 위치한 이탈리아에서 판매량이 149.4%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온전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이후에 일어난 일이고 그 자동차 회사는 그렇게 교황에게 8월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 판매량 증가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존경받는 인물의 이미지가 구매층에게 신뢰를 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교황이 타는 차는 정말 좋은 성능의 믿고 구매할 만큼 좋은 차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사람들은 흔히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것과 이들이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혼동한다. 교황과 차의 ‘상관관계’는 있지만 그게 좋은 차이기 때문에 탄 것이라는 ‘원인과 결과 관계’라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상관관계의 인과성 추론에서 벌어진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바로 ‘후광효과’이다. 단지 유명인이 입었다고 해서 그 옷이 내가 살만한 좋은 옷이라고 할 수 없지만 우리는 그들의 후광에 가려진 진실을 보지 못하고 끝내 그 옷을 집어들고 만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에드워드 손다이크(Edward Thorndike)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장교가 부하병사를 판단하는데 외모와 언행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일부를 보고 전체적인 평가를 비 객관적인 판단으로 하는 인간행동의 특징인 후광효과(Halo Effect)는 일종의 사회적 지각의 오류이기도 하다.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위키백과]. 연예인이 마시는 음료,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던 관광지, 유명한 방송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후광효과들이 소비자로 하여금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게 만들어 구매를 유도한다. 물론 고객이 만족하면 무엇이 문제이랴! 하지만 그런 후광효과 덕분에 구매한 음식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그 음식은 물론 광고에 출연한 유명인까지 신뢰에 타격을 잃게 되니 후광효과는 함부로 누릴 것만은 아니다.
“어떤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났다고 믿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원제-Peri Poietikes(페리 포이에티케스) - 시 창작의 기술에 대하여]에 나오는 문구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 플라톤과는 반대로 ‘모방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오히려 화가가 그린 형상은 실물보다 훌륭해야 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보여주는 것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오죽하면 ‘가능하나 믿어지지 않는 것보다는 불가능하나 있음직한 것을 택하는 편이 좋다.’라고 했겠는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원래의 본질보다 표현되어지는 그것(모방)에 대한 사랑은 컸던 것 같다. 그럼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실제로 가지고 있는 것보다 그럴 듯하게 보여 지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일까?
*아래 사진을 보면 본질보다 보여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에 쉽게 동의 되긴한다.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본래 능력과 경력을 감추고 세상이 요구하는 ‘후광’의 옷을 입는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SNS다. 페이스 북만 하더라도 전 세계 인구 4명 중 한 명, 인터넷 사용자의 과반이 넘는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으니 이보다 좋은 커뮤니티가 없고 이보다 효율적인 마케팅 수단이 없다. 그런 이유로 기업의 강의요청을 받는 강사들도 경쟁자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기 위해 혹은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SNS를 활용한다. 그곳에서 강의와 교육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새로운 관계 형성과 협업을 펼치기도 하는 등 긍정적인 교류를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카.페.인 중독으로 대표되는 SNS의 부정적인 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카카오스토리, 페이스 북, 인스타그램의 앞 글자를 딴 카.페.인은 SNS의 적당함을 넘어 나타난 부작용을 의미한다. 다들 ‘후광효과’를 누리기 위해 좋은 모습만 노출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들거나 반대로 더 좋은 모습을 노출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예를 들어 평범한 강의를 비범한 강의로 바꾸거나 담당자의 적당한 칭찬을 인생 최고의 칭찬으로 표현하면 좋은 강의는 매우 좋은 강의가 되고 적당히 바쁜 강사는 하루하루가 바쁜 명강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상관관계는 있어도 인관관계가 없는 것이기에 연출하기도 쉽다. 일상의 단면을 잘라 서로에게 노출하며 서로 일부 모습만을 보고 ‘좋아요!’ 품앗이 한다.
그렇다면 이것이 정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모방의 중요성 즉, ‘실물보다 훌륭’해야 할 모방일까?
초 경쟁사회(hypercompetition)에서 직업 간 경쟁, 직업 내 경쟁이 치열해졌기에 이러한 모방전략, 후광효과는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같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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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대한 답은
스타강사들의 카.페.인 중독 시대 -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2부에서 다시 논해보기로 한다.
카.페.인 한 방 맞고 다시 돌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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