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습지와 닮은 삶을 목표로
2월은 참 안쓰럽다.
찬기가 빨리 지나가고 봄의 온기가 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2월은 천덕꾸러기와도 같다.
그뿐인가. 열두 달 중 혼자만 날이 짧다.
보통은 자기가 태어난 달은 좋아하기 마련인데, 윤년에 태어난 사람들은 괜히 2월을 원망하기도 한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것 같은 2월에게 습지의 날이 있다는 건 참 다행이다.
1년 중 많은 날 동안 물에 잠겨 있거나 젖어 있어서 쓸모없는 땅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곳.
매년 매 계절에 똑같은 모습이 되는 게 아니라, 그해의 강수량, 강우량, 평균 습도, 평균 온도 등에 따라 무섭게도 모습을 바꾸는 곳.
습지는 2월과 닮았다.
4년에 한 번씩 2월이 길어지지 않는다면 우리의 달력은 무용지물이 될 테지.
습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곳의 생명체들은 사라지겠지.
그러고 보면, 2월의 습지와 닮은 삶을 사는 걸 목표로 잡아도 멋지겠다.
사소해 보이지만 꼭 필요한 것.
때로는 쓸모없어 보이지만, 결코 없어서는 안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