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강압과 소심한 반항.
엄마의 강압적이고 통제적인 성향이
다경이를 무기력하게 만들었고,
무기력한 심리 상태와
부담스러운 주변의 시선으로 인해
시험을 찍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성향의 4가지 요소, 불, 바람, 물, 나무 중 1~2가지를 유전적으로 타고납니다.
불의 성향.
강한 자기주장, 빠른 생각과 행동력, 빠른 포기, 쌘 고집.
바람의 성향.
유머 감각, 높은 사회성, 끈기부족, 짧은 집중 시간.
물의 성향.
온순함, 배려심, 높은 불안, 부정적 감정 표현 억제.
나무의 성향.
꼼꼼함, 철두 철미함, 매우 높은 불안, 지나친 정확성 지향.
그중 다경이와 그녀의 어머니는 모두 불의 성향을 타고났습니다. 불의 성향의 특징은 빠른 판단과 즉각적인 행동을 선호하고, 목표 지향적이며, 결과 중심적 사고, 확실한 감정 표현 등이 있습니다. 단점으론 피드백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비난에 취약하며, 반복을 지루해하고, 감정 조절의 어려움, 인내심 부족 등이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 같은 불의 기질일 경우, 종종 갈등이 심화되고 아이의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강압적 태도는 자녀의 자율성과 자기 효능감을 약화시키고, 감정 조절이 어려운 부모는 비난, 잔소리, 짜증 등으로 감정을 표현하게 됩니다. 부모의 이런 강압적이고 수용적이지 못한 육아로 인해 자녀는 부모의 강한 통제에 대해 반항하거나 혹은 무기력에 빠지게 되죠. 결국 우울, 불안, 분노, 무기력, 공격성 등이 증가하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불의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성향상의 단점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꼼꼼함이 부족하고, 빠르게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조급한 기질로 인해, 노력에 비해 결과가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경이 역시 그런 과정을 겪었습니다. 공부한 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자 좌절과 혼란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는 곧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모습을 본 엄마는 불안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통제 강도를 높이며 다경이를 더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외부에서의 압박이 심해지면, 아이는 오히려 자기 조절력을 잃고 무기력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실제로 다경이는 통제를 받을수록 집중력과 자율성이 떨어지면서 점차 자신을 잃어갔고, 내신 관리에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결국 다경이는 전학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데, 이는 불의 성향 특유의 높은 실행력과 결단력에서 비롯된 행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학 이후에도 학업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환경에서의 심리적 부담이 더해졌습니다. 특히, ‘대치동에서 전학 왔다’는 사실이 친구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주변에서 다경이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고, 그 기대는 큰 압박으로 작용했습니다. 친구들의 “공부 잘하겠지? “라는 말속에 숨겨진 시선은, 자신감을 잃은 다경이에게는 칭찬이 아니라 두려움의 언어로 다가왔습니다.
그로 인해 다경이는 또 다른 방어 기제를 작동시켰습니다. 시험을 제대로 풀지 않고, 마치 ‘찍은 척’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한 것입니다. “시험을 망친 게 아니라 그냥 컨디션이 안 좋아서 대충 찍었다”는 식으로 말하면, 실력을 들키지 않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죠. 이 전략(?)은 단순한 모의고사뿐 아니라 내신 시험에도 반복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모든 과목의 점수는 20~30점대로 급락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다경이 엄마의 대응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앞뒤 가리지 않고 목표를 향해 밀어붙이는 불의 성향은, 아이가 좌절할수록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나타났습니다. 불의 성향을 가진 부모는 일반적으로 감정을 여과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경이 어머니 역시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가족들에게 그대로 드러냈고, 이는 다경이를 더욱 위축시키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결국 다경이는 불안과 우울이 깊어지면서 자기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었고, 집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저하되며 학습 수행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특히 수학과 같은 과목에서는 계산 실수가 반복되었고, 다경이는 스스로 “수학에서 자신감이 완전히 무너졌다”라고 고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불의 성향인 아이들에게 비난과 잔소리는 전두엽 기능을 억제시키고 자기 통제능력과 실행 기능(집중, 계획, 자기 조절 등)을 저하시켜, 결국 무기력과 반항 사이를 오가게 만듭니다. 자기 결정성 이론의 대가인 에드워드 데쉬 교수의 저서 ‘마음의 작동법’에 따르면, ‘통제적 양육은 내재적 동기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부모의 통제가 강할수록 자녀는 외적 통제에 민감해지고 학습에 대한 자율적 몰입이 어려워집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상담 심리 학회(2014)에서 발표한 자료도 이와 유사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674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는 청소년의 우울감과 시험 불안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통제적 양육이 정서적 안정성을 저해하고, 시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런 일련의 강압은 불안을 만들어 내고, 불안은 다시 전두엽의 기능을 약화시키게 됩니다.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자기 통제 능력이 부족해지고, 성향의 단점이 극대화되면서 시험에서 많은 실수와 솔루션을 포기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행히 아빠는 상황을 인지하고 다경이에게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 공간에서 다경이는 비교적 안정된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죠. 그러나 유년 시절 중국에서 오래 생활했던 탓에, 다경이는 한글 어휘력이 부족해 국어 문제를 푸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어 단어의 한국어 뜻을 이해하지 못해 암기를 해도 써먹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죠.
가장 큰 문제는 다경이의 ‘분노’와 ‘두려움’입니다. 강압적인 엄마의 태도는 아이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점차 시험을 포기하거나 연락을 끊는 행동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불의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자기 효능감이 무너질 때 빠르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감이 무너진 순간, 이들은 행동 대신 ‘단절’을 선택하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엄마의 개입을 줄이는 것입니다. 아이의 분노를 진정시키고, 자기 효능감을 회복시키려면 더 이상 압박을 가해서는 안 됩니다.
불의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칭찬과 결과 중심의 보상에 긍정적으로 반응합니다. 실제로 솔루션 과정에서 다경이는 “이렇게 칭찬받으면서 공부한 건 처음이에요.ㅜ_ㅜ”라고 말할 정도로, 이전에는 부모로부터 칭찬받은 경험이 거의 없었습니다. 작은 성취에도 격려를 아끼지 않고, 성적 향상에 대한 보상 계획을 세워주는 것이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불의 성향의 아이들은 즉각적인 보상에 매우 민감한 특성을 보입니다. 즉, 성과에 대한 보상이 눈에 띄게 주어질 때 행동을 강화시키는 데 효과적이죠. 실패보다는 작은 성공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하고, 자기 효능감을 높여 줘야 합니다. 불의 성향 아이는 효능감이 무너지면 빠르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인정과 격려가 중요합니다.
공부는 아이 혼자 하지만,
공부하는 환경은
온 가족이 만들어 줘야 합니다.
공부는 성향,
다면적 학습 성향 분석가
맨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