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뻑쇼와 블랙핑크가 증명한 힘
콘텐츠는 더 이상 부가적 즐길거리가 아닙니다. 싸이의 흠뻑쇼가 속초에서 단 하루 75억 원의 경제 효과를 만들었고 블랙핑크의 팝업스토어가 중국 도시에 수천 명을 끌어모았다는 사실은 이를 분명하게 증명합니다. 문화와 공연, 팝업이 곧 지역과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작동하는 시대예요.
싸이의 흠뻑쇼는 공연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80%가 외지인으로 구성된 관객은 티켓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숙박과 교통, 식음료 소비를 통해 속초 전역에 경제적 파급력을 확산시켰습니다. 지역 정부 입장에서는 하나의 콘서트가 단기간에 대규모 관광객을 유입하는 도시 마케팅 수단이 된 셈이에요. 공연은 문화 이벤트이면서 동시에 지역 경제를 살리는 ‘산업적 인프라’로 자리 잡은 겁니다.
블랙핑크 중국 팝업스토어는 글로벌 팝컬처가 소비와 유통을 어떻게 재편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예약제로 운영됐음에도 하루 1,500명 제한 인원을 훌쩍 넘는 대기 줄이 생겼고 상하이 랜드마크에는 블랙핑크 로고가 점등됐습니다. 이건 단순한 굿즈 판매가 아니라 도시가 하나의 브랜드 무대로 변모한 사례예요. 브랜드 입장에서는 팬덤을 단순 소비자에서 ‘도시 경험의 주체’로 끌어올린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러한 흐름이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세븐틴과 BOSS의 협업 캠페인, 뉴발란스와 공유의 오마주 광고 등은 브랜드가 문화 서사를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팬덤과 소비자가 결합된 서사는 단순 광고 메시지보다 훨씬 강력한 경제 효과를 내죠. 소비자는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문화적 세계관을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소속감 욕구’는 이런 소비를 설명해 줍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그룹과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을 원하고 브랜드와 공연, 팝업은 이를 충족하는 매개체예요. 그래서 콘텐츠, 컬처가 결합된 경제 효과는 단순 수익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연결되고 지역, 도시 차원의 경쟁력까지 만들어내는 겁니다.
앞으로 기업과 도시는 문화 콘텐츠를 ‘산업 전략’의 핵심으로 삼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공연은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도시 인프라가 되고 팝업스토어는 글로벌 유통의 실험장이 되며 아티스트 협업은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경제적 자산이 됩니다. 콘텐츠와 컬처의 힘은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자본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죠.
Date: 2025.08.21 | Editor: Roi W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