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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아일기 쓰는 아빠 Nov 20. 2020

오해, 그 無쓸모에 대하여

인공지능 때문에 육아에 목숨 걸게 된 아빠의 사연 - Part VI

필름카메라 Olympus OM2, AGFA Vista plus 200
육아하는 동안  가장 무서운 '오해'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의 제목을 달아보았습니다.


오늘은 나 자신의 속 마음에 놓인 타인에 관한 진심을 고백하는 글을 써 보겠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두각을 나타내게 될 인간의 단 두 가지 자질을 말하라면:


공감능력과 창조적 상상력


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얻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타인의 처지를 공감하거나 다이어리를 예쁘게 꾸미는 공감능력과 상상력대단한 재능이지만, 공감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은 캄보디아 프놈펜의 대형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의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수준의 것을 의미합니다. 현지인들의 생각을 공감해야 하고, 모든 가능성을 실제 모델에 맞게 상상해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방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두뇌가 절실하게 필요해지는 것입니다. 오해에 쉽게 걸려드는  두뇌는 적절하지 못합니다. 


애석하게도 저는 저의 두뇌를 개혁적인 수준으로 바꿔야 합니다. 오해를 많이 하는 두뇌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적응하는 최소한의 아빠로 발돋움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바람에 남을 쉽사리 오해합니다. 그리고 타인의 그 어떤 접근에도 너그럽게 대하지 못합니다. 이런 나 자신을 들여다보니, 남의 말을 함부로 믿지 말라던 학창 시절에 담임선생님 말씀이 떠오르면서 마음속 어딘가가 부르트는 것 같이 근질거립니다.



[까마귀가 오지 말라는 격]



까마귀 소리를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것처럼, 남이 한 말을 공연히 언짢게 여기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마침 어느 지성인의 글을 읽어보니, 인간사의 모든 문제는 오해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처지를 헤아리기에도 힘든 두뇌 구조를 갖고 태어난 듯합니다. 오해라는 것은 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생각 습관 때문에 생겨난 암 조각 같은 것입니다.


오해하는 경우, 하나님께서 나를 창조하실 때의 설렘으로 타인을 두남두고 미쁘게 여겨야 하는데, 그 응답을 타인에게서만 얻어내기 위해 부단히 도 노력하게 됩니다.


그동안 참 아까운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제 아들 선율이를 만난 뒤에 절실하게 깨닫는 사실입니다.  

이제야 저는 생각의 길 모퉁이를 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도 스스로 변해야 할 필요를 추호도 느끼지 못했다는 부끄러운 고백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필름카메라 Pentax ME 뷰파인더로 보는 선율이




없다, 아니다 등의 부정을 뜻하는 글자로 대부분 사용됩니다. 하지만 옥편을 조금 더 오래 읽어보면, 이 한자는 좀 더 심오하고 철학적인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존재를 부정하는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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