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과거 대학에서 신문방송학과 NGO학을 복수로 전공했습니다. 대학 시절 전공 교수님은 뉴스에는 '사람이 개를 문 소식이 아니라', '개가 사람을 문 소식이 나와야 정상이다'라는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하곤 하셨는데요.
오래전 기억을 되살려 보자면 아마도 다음의 맥락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이 개를 문 소식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특수한 사례일 뿐, 흥밋거리가 될 수는 있어도 중요한 뉴스라고 할 수는 없죠. 하지만 개가 사람은 문소식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일의 빈도가 잦다면 이 사회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만일 매우 비정상적인 이야기가 가득한 뉴스라면, 그저 자극적인 이야기로 사람들의 관심을 주목해보려는 제대로 된 언론이 아닐 가능성 크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작금의 뉴스를 보고 있자니 지극히 비정상적인 것들로만 가득 채워진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문제의 원인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일들이, 사실로 벌어진 것이 지금 2016년의 한국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반대로 '사람이 개를 문 것을 다루는 것'이 참 언론에 가까울지 모르겠습니다. 현재는 그것보다 중요한 다른 뉴스는 없거든요. 지금의 현실은 오히려 아직도 '사람이 개를 문 이야기'를 제대로 된 관점으로 전하지 않는 언론들이 지탄받아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하루속히 한국의 정치가 도려내야 할 병의 근원을 도려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상식적인 이야기가 중요한 소식이 되고, 이것이 뉴스를 통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다시금 '개가 사람을 문 소식'을 좀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