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플랜 A의 삶을 계획하고 꿈꾸며 살아간다. 그래서 플랜 B라는 것은 A가 잘 되지 않았을 때 옵션 정도로 계획하는 것뿐이다. 그런데 살다 보면 플랜 B가 더 효율적이거나 생각했던 거보다 잘될 때가 있다.
나의 삶은 지금까지를 보면 크게 호주를 오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거 같은데 첫 유학을 왔을 때 플랜 A는 1-2년 정도 영어공부를 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정착하는 것이었다. 이유가 타당했었는데 한국에 어머니는 혼자 계셨고 친구 좋아하는 20대 초반이라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그리웠고 무엇보다 호주라는 나라는 지내기에 너무 심심하고 지루한 나라였기 때문이었다.
첫 1년을 영어만 공부하며 지내보니 그래도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영어만 공부하고 와서는 죽도 밥도 안될 거 같다는 주변의 현실적인 조언에 학위 한 개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전문대를 들어가 편입을 해서 대학까지 졸업을 했다. 여기까지는 호주를 오기 전에 생각은 했던 것이다. 그리고 한국을 돌아오려 했으나 호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유명대학은 아니었음) 아무런 경력 없이 한국에 오면 좋은 직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현직 인사과 지인에게 조언을 받고 호주 안에서 회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외국인으로 제대로 된 호주 직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영주권을 신청해 어려움 끝에 받게 되었고 고생 끝에 전공에 맞고 원하는 미디어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호주에서 대학까지 졸업하는 것은 내 플랜 A의 최대 목표였지만 호주에서 살게 될 거라는 것은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았던 플랜 B였다. 그런데 지금 그 플랜 B의 삶이 나에게는 엄청난 축복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분명 플랜 A로도 갈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러나 항상 사람에게 두 가지 선택의 길에 놓인다고 했을 때 내가 선택했던 길은 플랜 B였다.
A 혹은 B도 쉽지 않은 길이였을 것이다. 예전에 이휘재의 인생극장이라는 프로에서 ‘그래 결심했어’라고 외치며 두 가지 선택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냐에 따라 그 인생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두 가지 선택의 길에서 우리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은 어떤 선택이 나의 삶을 더 좋아지게 하고 후회하지 않을까 일 것이다.
나의 경우, 플랜 A로 선택을 했었으면 한국에 돌아가면 그만이었지만 플랜 B로 선택을 해서 타지에서의 도전을 선택한 경우다. 그리고 그 플랜 B는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적은 편이었다. 그렇지만 플랜 B에서 실패했을 경우에도 그냥 한국을 돌아가면 그만이었다. 단지 나이가 좀 더 많아질 뿐이었다. 당시 생각은 혹시 플랜 B를 통해 한국을 돌아갈 일이 생기더라도 나의 도전을 통해 내가 좀 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고 나중에 이 선택들에 의해 주변인들에게 이야기를 할 때 그래도 후회는 많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정도였다.
결국 플랜 B를 통해 호주에 살게 되었고 직장과 가정도 꾸렸으며 무엇보다 하나님이라는 분을 알게 되고 만나게 되면서 그전의 나의 삶과는 180도 달라진 적어도 내가 살아가야 되는 이유를 알고 살아가는 선택이 되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플랜 A나 플랜 B의 두 가지 선택지에서 어떤 경험들을 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