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부부의 시간
임신을 하면 내 몸이 내 몸 같지가 않다.
그중에서 특징적인 것은 똑바로 누워서 자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어떤 자세를 해도 배가 누르는 느낌 때문에 불편하기 마련인데,
특히 8개월이 된 시점에서는 손 마디마디가 쑤시고, 팔다리가 쿡쿡 쑤시는 느낌, 뱃속 아기의 태동 때문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그러다가 다리에 쥐가 심하게 나는 경우가 있는데,
나도 모르게 쥐 난 발에 힘을 줬다가
극한 고통의 순간이!!!
남편은 마사지 봇
옆에서 잠자던 갑남은 나의 고통스러운 비명을 듣고, 일어나 어느새 마사지 봇이 된다.
유경험자였던 갑남은 그럴 땐 다리에 힘을 빼야 된다며... (그게 쉽니?)
솔직히 임신을 하면 아름다운 D 라인 , 예쁜 것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몸의 변화는 참 당황스럽고, 일상생활에서 불편한 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5년 동안 난임부부였다가 시험관 아기(마지막 남아있었던 동결란)로 임신에 성공한 나는 자연임신과 다르게 프로게스테론 주사(돌 주사)를 한 달 넘도록 매일 맞으러 다녀야 했었다.
그리고, 다른 임산부들과 마찬가지로, 임신 초기 입덧과 싸워야 했고, 아기가 괜찮은 지 매번 검진 때마다 가슴 졸였던 것 같다.
그림으로는 다 표현하기 힘든 일이 많았지만, 뱃속 아가 누렁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고, 출산까지 60일도 안 남은 지금 이 상황이 기적 같고, 감사하다.
그렇지만, 가장 큰 두려움은 바로 출산.
미래는 겪어보지 않아서 더 무서운 법이다.
그래도... 잘할 수 있겠지?
이 세상의 엄마들이 다 겪었던 일이니까.
나도 이젠 엄마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