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인의 동반자, 칼 - 입문

by 오타쿠마
노량진 한칼에서 연마 후 찍은 사진

견습생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다.


칼 추천 해주세요!


라고 물어보면, 보통 이렇게 되 물어본다.


어느 섹션에서 일하는지?

스타일의 핸들 (양식,일식)

무게 (무거운지 가벼운지)


답변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좋은 칼은 사고는 싶은데 왜 필요한지를 모른다 생각한다.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 지금 쓰고 있는 칼이 제일 좋은 칼이다 (최소 기본은 하는 전문가용 칼이라는 전제 하에)


질문을 하는 이유는 본인도 겪었던 시행 착오를 겪지 않게 하려 함이다.


일본 캇파바시 츠바야에 간 순간 설레임에 모아왔던 여행 경비의 대부분을 칼에 투자했다. 나쁘지 않게 쓰고 있지만 내게 필요한 칼이 아니었다. 직접 가서 쥐어보고 샀음에도 말이다.


처음 쓰는 칼은 반드시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시행 착오를 겪게 된다.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원하는 칼의 길이도 달라지고, 숫돌 연마 과정에서도 시행 착오 (대부분의 경우에 처음 구입시의 칼날 라인이 아닌 약간 물결치는 형태로)를 겪게 되어 있다.


내 칼은 안 그런데 하시는 분은 연마방법 알려준 분께 감사의 커피라도 한잔 사 드리시고 자신을 칭찬해라. 제대로 가르쳐 주셨고, 자신도 제대로 배웠다는 증거이다.


칼이 없어 꼭 사야 한다면


처음 시작하는 칼은 스테인레스

(종류가 다양하지만 일단은 스테인레스라 하자. 최대의 장점인 관리가 용이하다.)


쥐어볼 수 있다면 손에 가장 편한걸로 시작하는것이 좋다. '편하다" 라는 애매 모호한 느낌이 중요한 이유는 칼은 셰프들의 손과 같다. 불편한 칼, 무딘 칼, 맞지 않게 무거운 칼 등은 어깨와 손목 관절에 상당한 무리를 준다. 몸은 요리인에게 가장 큰 자산이다. 요리는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다.


첫 칼은 편하게, 막 쓴다 생각하면 된다.

칼 쥐는 법, 연마하는 방법,

앞으로 어떤 칼을 살지 밑그림을 그리는 칼이다.


쓸 만큼 쓰고 어떤 칼을 사고 싶은지 확실히 말 할 수 있게 되면 돈을 투자해서 괜찬은 칼을 사도 된다 생각한다.


주방에서 가장 많이 쓰는 칼은 쉐프 나이프와 페링 나이프이다. 트라이얼 갈때나 이력서 돌리러 갈때는 가방에 간단히 이정도만 넣어 다니며 특수한 용도를 제외한 일반적인 프랩은 이 두 자루로 끝낼 수 있다.

칼가방의 알파이자 오메가라 할 수 있다.


페링 나이프는 빅토리녹스제를 추천한다. 가격도 싸고 연마하기도 그닥 어렵지 않다. 날과 손잡이가 길어 유틸리티 나이프 느낌도 나긴 한데, 싼 가격에 비해 좋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가벼우면서도 할 일은 빠짐 없이 다 해준다. 잃어버려도 부담 없는 가격이 최대 장점이다.


쉐프 나이프 역시 빅토리녹스.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 싸지만(상위 라인업도 있다) 나쁘지 않은 성능이 강점이며 왠만한 날 길이별로 다 나와서 골라잡기가 좋다.


빅토리녹스 사의 셰프 나이프와 페링 나이프


국내는 최소 4-5만원대의 칼을 사라는데, 본인도 써본 칼이 없기에 꼭 집어 이거다! 라고는 못 하겠다. 정확하게 금속 함유량을 %로 보여주며 이게 이런 재질이다 라고 명기 하지 않고 애매하게 스테인레스 스틸이라고만 표기한 칼이 많아서 재료로 구분할 수도 없다.


맨 위 사진 왼쪽 두번째가 각마 18센치, 구매 직후 한칼에서 연마 후 써보니 괜찬았다.

취사병 시절 후임의 피카소 칼도 연마가 잘 되어 있어 처음으로 좋은 칼의 중요성을 인식 시켜 주었다.


일정 경도(HRC 58-61사이) 이름 있는 메이커, 제작사의 칼이라면 연마가 칼의 성능을 더 좌우한다 생각한다.


트라이얼을 갈 때는 항상 칼을 체크하고 연마한 후에 트라이얼을 하러 간다.


파인 다이닝으로 가면 칼 종류 까지도 보는(약간 뽐내고 싶어하는, 이런 칼 쓰냐? 하는 심리이지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건 아니다) 경향이 있긴 한데 파인 캐주얼부터는 아니다.


뭉퉁하지 않고 이 빠지지 않은, 잘 관리 된 날이 선 칼을 보여 주는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고용하고자 하는 쉐프들은 칼 상태만 보아도 이 사람이 얼마나 진지하게 일에 임하는지를 알 수 있으니.


인간관계를 좌우하는게 첫인상이다.

칼은 요리인의 첫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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