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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칸나의 그림책방 Aug 04. 2018

화가 나서 그랬어!

그냥 그런 날, 마음이 심통난 날. 그래도 괜찮아.

이미지 출처 http://www.picturebook-museum.com/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짜증이 가득 올라오는 날이 있죠. 샤워기 물 조절도 마음대로 안되고, 화장도 잘 안되고, 뭘 입어도 마음에 들지 않는 그런 날. 왠지 지나가다 새똥을 맞을 것 같은, 하루 종일 짜증이 샘솟는 날. 누구나 한 번씩은 이런 경험 하지 않을까요?


현암 주니어에서 2016년 출판한 레베카 패터슨의 '화가 나서 그랬어'는 우리 모두 경험해 봤을 그런 짜증 나는 날을 아주 귀엽고 솔직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망설임 없이 슥슥 그린 듯한 간결한 그림체와 깔끔한 채색. 그리고 누구나 겪어봤을 일상적인 이야기로 귀여운 미소를 짓게 하는 책이에요.

 






벨라는 아침부터 그냥 짜증이 났어요. 동생이 내 방에 들어온 것도, 내 장난감을 핥아먹고 노는 것도 전부다 짜증이 납니다. 벨라는 꽥 소리를 질러버려요.

내 방에서 나가!!  

바쁜 아침. 엄마는 아침밥을 먹이느라 정신이 없지만, 짜증이 난 벨라는 또다시 괜한 심통을 부려요. 아침식사로 먹어야 하는 달걀도 싫고, 옆에서 맛있게 아침밥을 먹고 있는 동생을 보니 왠지 더 화가 나요.



이미지 출처 http://www.picturebook-museum.com/


벨라의 짜증내기는 하루 종일 이어집니다. 옷을 입을 때도, 장을 보러 마트에 갈 때도 온몸으로 심통을 부리며 엄마를 괴롭히는 벨라! 착한 동생과는 다르게 벨라는 아주 말썽쟁이 인가 봐요.  집에서, 그리고 심지어는 길바닥에서도 드러누워 불만을 표출하는 벨라는 집에 놀러 온 친구들에게도 심통을 부립니다. 신나게 놀고 있는 친구들에게 나쁜 말을 하게 되는데요. 울상이 된 친구는 집에 가고, 오늘 놀이는 여기서 끝나야겠네요.


엄마와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의 눈총에도 벨라의 떼쓰기는 끝날 줄을 모릅니다.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며 말썽을 피우는 벨라! 벨라 때문에 엄마는 정말 정말 힘이 들어요. 하루가 끝나갈수록 몸도 마음도 지치는 엄마와 벨라.


도대체 벨라는 왜 이렇게 말썽을 피우는 걸까요?




힘겹게 목욕을 마친 벨라. 이제 잘시간 이네요. 잠자리에 들기 전 책을 읽어주는 엄마. 책을 읽기 싫다고 또다시 떼쓰는 벨라지만 엄마의 품속에서 조용히 책을 읽어요. 그리고 말합니다.


오늘 하루 떼 서서 미안해요!
화가 나서 그랬어요!


엄마는 벨라를 꼭 안아주어요. 괜찮아. 누구나 그런 날이 있으니까. 내일은 신나는 하루가 시작될 거야..!

그리고 내일. 정말 신나는 하루가 시작됩니다.

새로운 아침은 모든 것이 신나요. 아침밥도 신발도 발레도 전부 재밌어요. 엄마 말처럼 말이에요!





 우리는 누구나 여러 감정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어린아이든 어른이든 마찬가지예요. 그렇지만 아이들은 정말 솔직하죠. 느낀 대로 곧 바로 표현하고, 생각나는 대로 말하니까요. 재밌으면 배를 잡고 깔깔 웃고, 짜증 나면 울음을 터뜨려 버려요. 속이 훤이 다 보이는 깨끗한 시냇물처럼 말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점점 감정을 통제하고 또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 나갑니다. 억울하고 화가 나도  참을 수 있게 되고, 배를 잡고 깔깔 웃는 일도 적어지죠.  그것이 어른이 돼가는 것 이기도 하니까요.


 '화가 나서 그랬어'는 아직 감정을 통제하는 것에 서툰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짜증 나는 하루를 그려냅니다. 이유 없이 짜증 나는 날. 모두가 한 번씩 경험해 봤을 그 날에, 강력한 떼쓰기로 짜증을 표출해 버리는 벨라를 보면서 독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웃기도 하고, 열심히 떼를 쓰는 벨라를 안쓰럽게 느끼기도 할 것입니다.

   

  행복할 때 한 없이 활짝 웃고, 화가 나면 마구 떼를 쓰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아직 어린 아이니 까요. 떼쓰고 우는 아이. 따끔하게 혼내 주어야 할 때도 물론 있지만 꼭 안아주면서 말해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그냥 화가 나는 날이야. 내일은 신나는  하루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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