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08시 정각 나는 괴테의 도시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어서 괴테를 만나고 싶어서 발걸음이 빨라졌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을 나와서 정면으로 보이는 카이저 거리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이 방향으로 가면 괴테가 태어난 생가를 보전한 괴테하우스와 그가 생전에 사용한 것들과 집필한 작품들을 모아 전시한 괴테 뮤지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10여분을 걸었을까 내 눈앞에 보이는 청아한 빛깔의 커다란 동상이 있었다. 그 동상의 주인공은 바로 내가 그렇게 만나고 싶어 했던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동상이었다. 이렇게 넓은 공간에 괴테의 동상만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독일인들의 괴테 사랑은 정말 대단한 것 같이 느껴졌다.
내가 괴테를 좋아하게 된 것은 '이탈리아기행'과 같은 화가이자 여행자의 시선으로 담담히 담아낸 그림과 글들이 매력 있어서 이기도 했지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소설을 접하면서 좋아하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중에서 베르테르가 권총으로 자살하면서 샤롯데에게서 권총을 받아온 하녀의 눈을 보고, "나는 보지 못하는 그녀를 보고 온 너의 눈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말하며 죽었던 그 장면이 가장 인상 깊게 생각한다. 괴테가 이 작품을 집필한 장소로 알려진 그 장소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기에 독일을 찾았고, 또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괴테는 독일이 낳은 세계적 문호로 1749년 8월 28일 이곳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냈다. 이 건물 4층에서 샤롯데와의 슬픈 사랑을 경험 삼아 자전적인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창작되었으며, ‘파우스트’에 관한 소재 역시 이곳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당시에 살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3층에는 괴테가 태어났던 방과 가족들의 방이 있고, 4층의 다락방에는 그가 집필활동을 했던 '시인의 방'이 있다.
괴테는 자신의 경험을 뛰어넘어 작품으로 승화시켜 독일에서도 가장 추앙받는 시인이자 극작가가 되었고,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 역사의 장소에 내가 와 있으니 형언할 수 없는 행복함을 느꼈다. 이곳까지 오기 위해 벌어진 사건들과 과정들이 전혀 수고스럽지 않았다. 나도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고 또 내 자신을 뛰어넘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젠가 그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날이 찾아올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