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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로즈 Jan 30. 2024

지옥으로 가는 기차

라자스탄 자이살메르 가는 길


 자이살메르로 가는 기차를 탔다. 자이살메르에 도착하기 3시간 전부터 ‘지옥으로 가는 기차’로 변했다. 자이살메르는 타르 사막 인근에서 가장 큰 도시로 여행자들은 낙타사파리를 하러 가는 여행지다. 그래서 기차는 사막지대를 가로질러 가기 때문에, 지옥으로 가는 기차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렇게 모래 폭풍을 맞으며 기차를 탔던 것 같다. 기차 안에는 온통 모래 투성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목과 코로, 그리고 귀로 모래가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막아보려고 창을 닫아봤지만, 정교하지 못해 항상 벌어져있는 틈사이로 막무가내로 들어오는 모래바람을 막을 길이 없었다.


 그런 내 심정과 다르게 인도사람들은 이런 환경에서도 아랑곳없이 잠을 자거나 음식을 먹고 태연하게 앉아 있었다. 순간 정말 존경스러웠고, 부럽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이런 환경에서 저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불쌍한 내 카메라 렌즈는 온통 모래로 세례를 받아 다시 태어나고 말았다. 할 수 없이 가방에 고스란히 넣어두고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혹독한 환경에 처하고 나니 빨리 도착하길 바랐고, 벌써부터 다시 돌아가는 길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주변환경은 온통 바싹 마른땅들과 비쩍 마른 낙타와 염소들, 그리고 위대해 보이는 현지인들, 정말 이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대단한 수련자와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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