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리터 Dec 31. 2022

2022년, 내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진심인 거야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 2022년 연말 결산

올해의 콘텐츠
* 올해 출시 작품이 아닌, 내가 올해 본 작품 기준

올해의 책 - 모든 것이 되는 법

올해의 드라마 - 콩트가 시작된다

올해의 영화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올해의 예능 - 뿅뿅 지구오락실

올해의 유튜브 -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민음사TV, 홍시 hongsi

올해의 팟캐스트 - 여둘톡

올해의 밈 -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올해의 K팝

올해의 K팝 TOP 10

윤하 - 사건의 지평선, 뉴진스 - Attention, 레드벨벳 - Feel My Rhythm, 소녀시대 - FOREVER 1, 아이브 - LOVE DIVE, (여자)아이들 - TOMBOY, 르세라핌 - FEARLESS, 엔믹스 - Cool, 원필 - 행운을 빌어 줘, 온유 - Sunshine 

올해의 앨범 - 태연 정규 3집 <INVU>

올해 가장 많이 들은 노래 - 레드벨벳 'Feel My Rhythm' (유튜브뮤직피셜), 소녀시대 'Closer' (체감상)

올해의 라이브 영상 - 태연 킬링보이스, 온유 & 이수현 'Sunshine', The Volunteers 'New Plant'

• 올해의 안무 - 르세라핌 'FEARLESS' 

올해의 가사 - "네가 날 바로 찾을 수 있게 작은 타투를 새긴 후 다녀올게" (백예린 '물고기')

올해의 반가움 - 소녀시대와 카라의 데뷔 15주년 컴백

올해의 기획, 올해의 연출, 올해의 디자인, 올해의 영상미, 올해의 브랜딩/마케팅 등 기타 모든 부문 - 뉴진스 데뷔 프로모션


올해의 인풋

올해의 여행 - 거제도 겨울 바다, 청량한 여름의 태백, 3년 반만의 해외여행 도쿄

올해의 외출 - 10월의 서울 북촌-창경궁, 11월의 청계산 등산

올해의 경치 - 한라산 윗세오름, 태백 몽토랑 목장, 도쿄 오다이바 야경

• 올해의 공연/전시 - This is TVT Club 

올해의 카페 - 안국 텅, 동묘 올덴브라운, 서순라길 파이키 

올해의 음식 - 양꼬치, 훠궈

올해의 소비 - 네 쌍의 무릎 보호대와 두 쌍의 발목 보호대

올해의 인물 - 이 글을 보며 '혹시 나?'라고 기대할 그대들


올해의 아웃풋

올해의 도전 - 조직 이동과 직무 전환 

올해의 터닝포인트 - 5월 풋살 매치

올해의 뿌듯함 - 10월 풋살 친선 경기

올해의 꾸준함 - 크로스핏

• 올해의 그만 둠 - 드럼

• 올해의 자극 - 매일의 운동 영상을 보며 느끼는 어제보다 오늘 나아졌다는 감각 

올해의 극복 - 부상으로 운동 못하는 나날들 견디기

올해의 뜻밖의 재미 - 두 번 다시 내 인생에는 없을 줄 알았던 MT와 물놀이, 그것도 두 번이나

올해의 소소한 행복 - 혼자 한 달 살기 

올해의 큰 행복 -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




나에게 2022년은

# 일

- 올해 목표가 일터에서 고인물 되지 않기, 익숙한 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 하기였는데 이 정도면 나름 성공. 자원해서 조직 이동을 했고, 거의 이직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신선한 환경에서 새로운 직무를 맡게 되어 적절한 리프레쉬 기회와 커리어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비로소 나의 일이 명확히 정의된다는 거였다. 이제는 나조차도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어서 혼란스럽거나, 어느 날 갑자기 내 일이 없어져버리면 어쩌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8년 차가 되어서야 스스로를 서비스 기획자라고 소개하는 게 어색하지 않아 졌다.

- 쉽지만은 않았다. 일이 많아서, 과제가 어려워서, 내가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지칠 때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금방 털고 이겨낼 만했다. 능력 있고 친절한 동료들 덕분이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 어려운 일도 할 만하고, 재미있다고까지 느끼는 건 처음이라 제법 신기했다. 서로에게 도움 되는 든든한 동료가 되어주고파 더 열심히 하고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상호 발전적인 관계. 비즈니스 관계치고 제법 소중하다. 


# 콘텐츠 

- 올해 49권의 책을 읽고, 23편의 영화, 17편의 드라마, 26+a편의 예능을 봤다. 재작년과 작년에 비해 소비한 콘텐츠 수는 조금 줄었는데, 딱히 할 게 없어 혼자 뭐라도 보며 보내야 할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생이 바쁘고 재미있는 이벤트로 가득 차있었기에 아쉬움은 없다. 


# 운동

- 내 삶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운동, 그중에서도 절대적인 시간 양으로 따지면 크로스핏 지분이 단연 1등이다. 연초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부상 회복 기간 제외하고) 쉬지 않고 거의 매일 한두 시간씩 운동했다. 크로스핏을 만나고 많은 게 바뀌었다. 실제로 몸이 꽤 탄탄해지고 눈에 보이는 근육이 생기기도 했는데, 외면보다 내면의 변화가 훨씬 크다. 우선 인간적으로 너무 힘든 극한의 상태에서 어떻게든 와드를 끝까지 해내는 경험을 반복하며, 이제 세상에 내가 못해낼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제일가는 소심이 겁쟁이였지만 이젠 별로 두려울 게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제법 강인해졌다. 자체 기록(PR)을 경신해 가며, 어제보다 더 발전한 오늘을 살아간다는 성취감을 오랜만에 맛보는 것도 삶에 큰 활력이 됐다. 또 원래 타인의 시선으로 보는 내 모습을 너무 싫어해서 카메라 기피증 같은 것도 있었는데, 계속 거울 보며 운동하고 자세 보려고 영상도 자주 돌려보다 보니 조금씩 내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나 꽤 멋있다고 스스로 좀 인정해주게 됐달까. 크로스핏은 여러모로 내가 나를 더 아껴주고 사랑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운동이다.


- 막연히 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던 농구를 진짜 시작하게 된 것도 올해의 성과다. 다 같이 아예 생초보로 시작해서 조금씩 실력이 늘어가는 걸 체감하는 재미가 있다. 농구는 진짜 욕심 없이, 잘하면 좋고 못해도 마냥 즐거운, 재미와 스트레스 해소가 목적인 운동으로 두고 오래 하고 싶다.  


# 과몰입

- 그리고 어쩐지 #운동 보다는 이 키워드가 더 어울리는 풋살. 풋살 얘기는 진짜 잘 쓰고 싶은데 아무리 고민해도 뭐라고 써야 할지 모르겠다. 뭐랄까, 마음이 너무 커서 언어로 다 옮겨지지가 않는다. 그래도 몇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있다. 팀의 첫 경기 첫 골이 터짐과 동시에 내 인생이 바뀌어버렸고, 그 후로도 올 한 해 잊지 못할 감동의 순간들은 대부분 구장 위에서 펼쳐졌다. 알게 된 지 몇 달 안 된 사람들에게 이렇게 빨리 마음을 열고 좋아하게 된 것도 낯가림 대장인 나에게는 태어나 처음 있는 사건이었다. 열정 넘치는 사람들을 만나 긍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았고, 함께 뜻을 맞추고 합을 맞추면 못할 게 없다는 걸 느꼈고,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마음을 배웠다. 훗날 나이 들어서도 지난날들을 돌아볼 때 단연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였다고 말할 것 같은 소중한 시간들. 


- "뭘 하든 진심을 다해 하는 사람인 것 같다"라는 말을 들었다. 풋살도, 크로스핏도, 콘텐츠도, 케이팝도.. 뭐 하나 대충 하는 법이 없이 왜 그렇게까지 할까 싶을 정도로 꾸준히 깊이 파고드는 것 같다고. (사실 너무 지독해서 살짝 질릴 때가 있다는 얘기였지만) 나는 중증 과몰입러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온 마음을 다하고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기에 더 많은 걸 느끼고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때론 과해서 마음 고생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만큼 열렬히 좋아하고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니까 후회 없다. 과몰입이 나를 살게 하거든.


# 관계와 마음 

- "올 한 해 어땠나요?"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체로 만족스러웠어요. 내 인생 최고의 한 해였어요."라고 답했다. 진심이었다. 예전 기록들을 꺼내 읽다 보면 지금의 내 삶이 비현실적으로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혼자 깊은 동굴에 빠져있었던 2020년, 운동과 취미로 일상을 극복해나가기 시작한 2021년에 이어, 이제 나 정말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된 2022년에 오기 까지. 내 인생 서사에 내가 감동하는 게 조금 머쓱하지만, 지나온 모든 시간과 과정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 혼자가 편하다고 믿고, 애써 혼자서도 다 잘 하는 독립적인 존재가 되려 다른 이의 손을 뿌리쳤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누구나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걸 잘 안다. 오래 지내온 만큼 나를 잘 알고 애정 어린 안부를 물어주는 친구들, 만날 때마다 생각 없이 깔깔 웃게 되는 재미있는 친구들, 회사도 회식도 기다려지게 만드는 동료들, 짧은 기간 안에 정말 많은 추억과 감정들을 공유하게 된 풋살팀 팀원들, 오늘도 내일도 다음 주에도 또 볼 거라는 일상의 안정감을 주는 크로스핏 박스 식구들, 그리고 매일 붙어 있어 소중함을 잊고 살지만 한 번씩 걷잡을 수 없는 사랑과 감동을 주는 가족들까지. 모두 고맙고 사랑한다. 


내가 바라는 2023년은

- 내년의 원앤온리 유일한 목표는 독립, 말로만 하는 독립 말고 진짜 물리적, 경제적, 심리적 독립. 우선 돈 관리 잘해서 집 장만부터 하고, 내가 내 인생을 잘 돌보고 책임지며 사는 감각을 길러보기. 혼자 살되 고립되지 않고 늘 연결되어 있기. 

- 새로 맡은 내년 프로젝트 잘 마무리하고, 내년의 내가 올해보다 일 잘했다고 느낀다면 그걸로 만족. 

- 다치지 않고 즐겁게 운동하기. 무리하지 말고, 힘들면 언제든 잠깐 쉬고, 그만 두기를 두려워하지 않기. 

- 그리고 좀 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기. 주위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되기.

- 다가오지도 않은 일에 미리 불안해하지 말고, 올해가 이렇게 좋았으니 내년은 얼마나 더 좋을까? 라는 기대를 품고 살기. 

매거진의 이전글 12월, 소중한 건 언제나 두려움이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