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 동시빵 맛보기 - '물꽃'
내 책상에 아주 작은 꽃병이 있다. 꽃 한 송이 들어갈 만한 크기이다.
한 친구가 장미꽃 한 송이를 꽂아주었다. 2주 정도 지나면 꽃은 시들기 시작한다.
빛을 내던 꽃이, 빛이 꺼지면서 붉은색은 더욱 짙어 어둠을 드러낸다. 이 모습도 보기가 나쁘지는 않다.
시인은 개울에 햇빛이 비칠 때 반짝반짝 피어나는 물꽃을 보았다. 물살이 몰아치는 여울에서 물꽃이 한 다발이란다. 이 시인의 감성이 참 따뜻하다.
동시빵가게 1기 운영진이 2기에게 일을 넘기면서 마지막 동시빵 시식회를 하였다.
그때 나는 이런 말을 하였다. 동시빵을 만드느라 힘든 점도 있었지만, 동시빵 만드는 일에 몰입해 있었을 때, 우리는 한순간 모두가 밝은 빛을 드러내는 꽃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도 꽃이었던 시절이, 순간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꽃은 여울에서만이 아니고 삶의 도처에서 피어난다.
1기 동시빵 운영진들 모두 고생하셨고, 새로 일을 맡아하실 2기 운영진분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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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복 : 동시 읽는 걸 좋아하는 동시빵가게 바지사장입니다. 시인들과 어린이 독자와 동시빵가게 만들면서 같이 재미있게 놀고 싶습니다. 디지털 시대 어린이와 소통하려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줄 『새로운 어린이가 온다』를 비롯한 연구서와 평론집들, 그림책 『숲까말은 기죽지 않는다』 『엄마, 잘 갔다 와』 들을 펴냈습니다. iyagibo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