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캐나다 알버타에 도착하였다.
LMIA라는 외국인 노동 취업서를 들고 해외생활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사장님(한국인)이 공항까지 픽업을 나오셨다. 캘거리 공항에서 차로 2시간 반정도 달려 시골동네에 도착하였다. 이 동네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이 많다고 말씀하셨다. 이런 곳에까지 와서 사업을 하는 한국인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방을 못 구하였기에, 호텔의 방 하나를 얻어서 생활하기로 하였다. 다음날 동네 구경을 하였고, 구글맵으로 미리 살펴본 데로 정말 작은 시골동네였다. 대부분의 숙박객은 근처에서 석유 작업을 하기 위해 여기 호텔에 머물렀고, 관광객은 거의 오지 않는 동네였다. 1주일 후 본격적으로 일을 배우기 시작했고, 청소하는 일이라 그리 어려움 없이 잘 따라 했다. 주 5일, 40시간 근무하기로 하였지만, 일이 많이 없을 때도 있어서 하루에 4시간만 근무하기도 하였다. 돈은 많이 못 벌겠지만, 편한 게 좋았다. 영주권이 목표였기 때문에, 1년간 근무시간을 채우고, 최단기간으로 영주권을 취득하는 게 목표였다. 그 당시 나의 예상은 2년이었다. (그리고 최저시급이라 열심히 일해도 돈을 못모은다)(13캐나다달러/hr)
청소업무에 적응하고 있을 때쯤, 예전에 계약했던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왔다. 캐나다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이렇게 또 희망을 주는 건가 생각하였지만, 한번 더 믿어보기로 하였다. 사실 작년에도 연락이 왔었고 서류를 제출하고 면접일자를 조율하다 흐지부지 된 곳이라 큰 기대 없이 지원하였다. 1주일 후 바로 면접 날짜가 잡혔고, 줌(Zoom)으로 면접을 보았다. 랩닥터, 랩매니저와 HR직원 3명이 면접에 참가하였다. 많이 긴장되었지만, 열심히 대답했고, 마지막에 질문 있냐고 하길래, 영어가 좀 부족하지만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어필하였으며, 닥터가 그 정도면 괜찮다고 하였다. 중간중간 못 알아 들었는데, 연결상태가 안 좋아서 못 들은 척했다.
2021년 12월, 합격메일을 받았고, 서류가 들어갈 거라고 하였다.(H1b 비자가 아니라서 바로 진행가능) 도착한 지 겨우 1달밖에 안 됐기도 하였고, 서류가 확실히 접수될 때까지 조금 더 기다리기로 하였다. 마음은 이미 붕떠 있었고, 일도 힘들어서, 일하기가 싫었다. 그리고 사장님한테 어떻게 말할지 고민을 많이 하였다. 촌동네라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고, 인력이 많이 부족했다. 방은 40개 정도고, 아침식당도 운영하는 곳이었다. 아침에 현지 주방장 1명(멕시칸), 홀서빙겸청소겸카운터겸매니저 1명(한국인),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1명(한국인), 야간카운터 보시는 할아버지 1명(한국인), 그리고 나(한국인) 이렇게 총 5명이 다였다. 일하면서 장기로 머무는 손님이 많아서 일은 많지 않았지만, 쉬는 날이 다들 없었다. 2주에 하루씩 쉬면서 일하였고, 나는 주 5일 하겠다고 하여서 일단 주 5일로 하고 있었는데, 눈치가 보였다.
2주 정도 후, 서류가 접수된 걸 확인하고, 사장님한테 그만둔다고 말하였다. 예상했지만, 사장님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냉랭했다. 이유를 들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 뒤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사용한 모텔방 비용을 제하고 나머지 월급을 정산해 주겠다고 하였다. 미안한 마음에 한 달 정도 더 일할 수 있다고 말하였었지만, 하루에 방값 50달러를 내고, 최저시급을 받으면서 일하기는 싫어서 언제까지 일해주면 되냐고 물어보니 편한 대로 그만둬라고 하였다. 그래서 다다음날 바로 일을 그만두고 나왔다. 매니저님과 청소아주머님과는 사이가 좋아서, 인사를 나누고 나왔지만, 사장님은 배웅도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앞에 몇 명이나 LMIA로 워킹비자를 받고, 입국한 후 1~2달정도 후 나간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어차피 Closed Work-Permit 이라서 다른 곳에서는 일 못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거라도 받고 들어와서 캐쉬잡이던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나를 그렇게 오해한 것이라고 매니저한테 들었다. 이렇게 나가든, 저렇게 나가든 나가니까 좋을 순 없겠지만, 나도 LMIA 접수비용 1,000캐나다달러(고용주가 지불해야하지만, 사장들은 대부분 지원자에게 부담), 에이전시 비용 5,000캐나다달러를 부담하고 왔다가 2달 만에 돌아가야 했다.
2021년 12월, 연말이라 한국 가는 비행기가 너무 비싸서, 먼 곳까지 온 김에 캘거리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캘거리에서 한 달 500달러짜리 방을 구하였고, 친절하신 한국아주머니가 계시는 집에 들어가 살았다. 2층 주택이었고, 2층에 방을 하나 사용하였다. 한 달 머물면서, 벤프국립공원, 제스퍼국립공원등 캐나다 앨버타 록키산맥의 엄청난 자연경관들을 즐기고, 반해버렸다. 다음에 꼭 여기 와서 다시 살리라 생각했다.
2022년 1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