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에라, 모르겠다” 싶을 땐 달리는 게 상책이다. 그러다 보면 페덱스[FedEx]의 E와 x 사이에 숨은 화살표의 방향성이 드러난다. 이 글도 그 경로를 따랐다.
“나이를 헛먹었다”는 말이 철없이 좋아진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유혹에 혹하는 나이[불혹]가 되도록 줄곧 남의 행방을 좇았더랬다. 고백하건대 카페인의 도움이 컸다. “철은 들었는데 철이 없다”는 각성으로 이제라도 나의 행방을 좇았으니 참 다행한 일이다.
대부분 겪은 일을 바탕으로 썼다. 나 혼자 들킬 요량으로 겪을 법할 일도 슬쩍 끼워 넣었다.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는 일이, 그 분별이 미쁘지 않을 때가 많다. 나도 당신에게 속아줄 기회를 드렸으니, 이참에 당신도 당신의 넓은 아량을 나한테 들켰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