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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노인 Mar 06. 2020

사이토카인 폭풍이 건강한 사람에게도 올까?

코로나19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내 확진자가 어느새 62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42명에 이른 상태다(3월 6일 기준). 전 세계로 따져보면 감염자가 1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3300여 명에 달한다. 감소세니 소강상태니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치료법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고 감염자 수 역시 매일 빠르게 증가한다. 이렇게 강한 전염병이 돌 때면 항상 주요 사망 원인으로 사이토카인 폭풍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대체 사이토카인 폭풍이 뭐길래 감염자가 죽는 걸까?


본격적인 내용 진행에 앞서 레몬박스의 모든 포스팅은 특정 제품과의 영리 관계없이 정보 전달만을 위해 작성됨을 알린다. 따라서 끝까지 다 보고 나서 광고나 협찬 문구에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레몬박스 서비스 광고는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이란?

1918년에 대유행한 스페인 독감. 이 질병으로 약 5,0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 등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과도한 면역반응을 의미한다.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생하고 40~42도에 달하는 고열, 오한, 통증 등을 동반한다. 열이 저 정도로 나면 아무리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도 죽음의 위기를 넘나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사이토카인 폭풍은 전염병 환자가 사망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과거 신종플루, 스페인 독감, 메르스 등 유행했던 전염병의 사망자들 대부분도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에 사망했다. 이런 과도한 면역반응은 왜 생기는 걸까?


우선 사이토카인이 뭔지 살펴보자. 사이토카인은 몸속에 있는 작은 단백질들이다. 이 친구들은 보통 세포와 세포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는데 사용된다. 몸 전체에 퍼져 있으며, 주로 면역기능에 쓰이지만 종종 다른 작용에도 관여한다. 예를 들면 세포분화, 세포자살, 길항작용 등 각종 복잡한 세포 작용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스트레스(정신적인 요인 외에 외부 자극역시 스트레스의 일종이다), 바이러스 등에 의해 면역계가 활성화되면 사이토카인이 분비되는데, 이때 열이 나거나 기침, 가래도 나오고 재채기를 하기도 한다. 이런 반응들은 우리 몸이 외부인자와 싸우는 과정이며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사람이 건강하고 면역력이 강한 사람이다. 문제는 사이토카인 분비가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때 생긴다. 바로 사이토카인 폭풍이다.


일반적으로 면역체계가 바이러스, 세균 등과 싸울 때 감염된 부위에는 사이토카인이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사이토카인은 병원체를 물리칠 면역세포들을 불러 모은다. 옹기종기 모인 면역세포들은 사이토카인을 또 분비하고 분비된 사이토카인이 다른 면역세포들을 다시 불러 모은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사이토카인은 매우 빠르게 증가하는 데 이를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한다. 폭풍같이 사이토카인이 증가하는 것.

다분히 자극적인 제목들의 유튜브. 애초에 잘못된 명제다. 공포를 자극하고 대중을 선동하는 미디어들.

면역체계가 건강한 사람은 이를 조절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과도한 면역반응을 조절하지 못하고 고열에 시달리다 사망한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이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사망할 수 있다'라는 명제는 잘 못된 것이다. 건강한 사람은 면역체계가 튼튼해서 사이토카인 분비뿐만 아니라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과정도 매끄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오는 사람은 평소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 예를 들면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 지병을 앓고 있거나 노약자 등이 일반적이다. 이번 코로나19 사망자 역시 대부분 나이가 많거나 지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평소에 건강한 사람도 피로하거나 스트레스 과다 상태에 놓이면 면역력이 떨어져 사이토카인 폭풍이 올 수 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확률이 낮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건강하고 정상적인 면역력을 갖는 것이다.



사이토카인 폭풍과 항산화

사이토카인 폭풍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항산화에 힘써야 한다. 뜬금없이 항산화? 그거 약장수나 화장품 광고에나 쓰는 말 아냐? 싶겠지만 항산화란 그렇게 단편적인 것이 아니다. 항산화는 항염, 항암, 항노화와 맥락이 같다. 우리 몸이 늙고 각종 염증이 생기는 건 몸속에 활성산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몸에 활성산소가 많을 수록 면역력이 약해지고 노화 작용도 빠르게 일어난다. 활성산소는 정상 산소와 달리 독성을 띄고 세포나 장기에 손상을 준다. 이를 산화 스트레스라고 하며 항산화란 결국 활성산소를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작용을 말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을 방지하기 위해 항산화가 중요한 이유는 사이토카인 폭풍 발생 원인 중 일부가 세포막 산화와 저산소증이기 때문이다. 세포에 정상적으로 산소가 공급되지 못해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T 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대량으로 생산된다. 이는 곧장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이어진다.

지난 3월 3일. 중국 정부는 비타민C 정맥 주사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임을 정식으로 발표했다. 국내 언론에선 근거 없는 낭설로 치부하지만 비타민C가 가진 강력한 항산화 효과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는데 유용하게 작용한다. 당연히 비타민C가 코로나19 치료제는 아니므로 비타민C만 가지고 코로나가 예방되거나 완치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항산화를 통해 사이토카인 폭풍을 조절하여 사망자를 줄이는 데는 충분히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다시 강조하지만 비타민C를 비롯한 영양제는 절대 코로나19의 치료제가 아니다. 예방약 또한 될 수 없다. 비타민C가 치료제라며 파는 사라들은 전부 사기꾼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비타민C가 코로나19 치료에 일조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사이토카인 폭풍을 완화하는 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C 정맥주사는 구강 섭취에 비해 약 10배 정도 항산화 효과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시국에 매번 병원을 방문하기도 조심스러울뿐더러 가격도 비싸서 영양제를 통해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게 훨씬 가성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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