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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노인 Mar 31. 2020

#00 들어가며

들어가며.


생각엔 여러 종류가 있다. 철학적인 생각, 과학적인 생각, 인문학적인 생각, 예술적인 생각. 이런 생산적인 생각들은 인류와 개인의 발전에 기여한다. 


불행하게도 나에겐 저런 훌륭한 생각들 대신 망상이 가득 차있다. 어딘지 공허하고 불필요하고 생산적이지도 않은 망상들은 자아가 생긴 이후 지금까지 내 삶을 지배해왔다. 멈출수도 없고 딱히 멈출 의지도 없는 망상은, 그럼에도 나의 행동과 삶의 근간이 된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떤 삶의 태도를 견지해야 하는가. 타인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나아가 이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사람이라면 가질 수 있는 합당한 의문에 대해 나는 망상을 통해 답을 내린다. 여기엔 어떤 근거도 없다. 단지 내가 어디선가 주워들은 불명확한 자료, 설교, 강의, 생각이 적당히 믹스되어 허황된 나만의 답변을 제시한다. 


이런 망상은 그냥 내버려두면 휘발하기에, 사람이 별로 찾지 않는 깊은 숲 속 웅덩이 같은 이곳에 배설 할 계획이다. 이 매거진에 쓰이는 글들은 단순한 나의 망상이므로, 혹시 재수없는 누군가 이 웅덩이에 발을 적셨다면 날카롭게 각을 세우지 말고 그냥 조용히 지나가길 바란다. 


어쨌든 여긴 당신의 공간이 아닌 나의 공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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