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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rychloemas Mar 17. 2021

기록을 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기록하는 것으로 기록 시작하기.

2021년의 세 번째 책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를 읽으며, 나만의 기록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책은 내가 1년 넘게 참여 중인 독서모임에서 이번 달 책으로 선정되어 읽게 되었는데, 마침 요즘 화두가 되는 '기록'을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겼다. 또, 평소 정말 잘하고 싶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기록인데, 생각만큼 기록을 꾸준히 하는 게 쉽지 않아서 기록을 잘하는 꿀팁(!)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


평소 책 읽는 습관대로 목차를 보고 가장 읽고 싶은 부분부터 펼쳤다. '하루에 하나씩만 좋은 순간들을 줍기'라는 기록하는 방법이 담긴 부분이었다. 


'행복의 ㅎ'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짐작할 수 있다시피 이 표현은 행복이라 부르기엔 어쩐지 조그맣게 여겨지는 사소한 순간을 가리키는 말로 요즘 사람들이 즐겨 쓰는 신조어입니다...라는 것은 제 희망사항이고요. 실은 저 혼자만 쓰는 말입니다....(중략)... 언행일치의 삶을 위해 매일 오늘치의 'ㅎ'으로 꼽을만한 순간을 찾는 건 저의 오랜 습관 중 하나입니다. 이 순간은 사소해도 됩니다. 아니 사소할수록 좋습니다. 벚꽃이 핀 봄의 골목길, 점심때 먹은 유난히 맛있는 초밥, 퇴근할 때도 환한 여름 저녁의 하늘, 편의점 파라솔 아래 앉아 마신 맥주... 별 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 같은 평범한 하루 속에도 늘 이런 순간들이 숨어 있습니다. 잘 산다는 건 다른 게 아니라 결국 좋은 순간들을 잘 기억해두는 일이 아닐까 싶어, 이런 순간을 주워다 5년 다이어리의 한 줄을 할애해 적곤 했습니다. -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p.64-65 본문에서 발췌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김신지> 뒷 표지



이 글을 읽고 무릎을 탁 쳤다. 기록이란 사실 어려운 일이 아닌데, 이렇게 하루하루 사소하지만 행복했던 순간들을 기록해도 좋은데 그동안은 이게 왜 이렇게 어려웠을까. 학창 시절부터 매년 꼬박꼬박 다이어리를 사서 일기도 쓰고, 스케줄을 적곤 했는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나서부터는 확실히 다이어리를 쓰는 횟수가 줄었다. 연말 연초가 지나면 몇 달은 버려졌던 다이어리를 분기별로 한 번씩 찾아서 다시 열심히 쓰고자 다짐했지만, 결국 지키지 못했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부터는 사진을 찍는 것으로 기록을 대체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다이어리를 대신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하루에 한 장씩은 매일 사진을 찍었고, 그게 마치 일기처럼 기록된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하루 종일 회사 일에 치여서 사진 한 장 찍는 것도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 퇴근하고 집에 와서 '오늘 뭐했지?'하고 돌아보다가 사진첩을 열었을 때 새로운 사진이 하나도 없으면 괜스레 우울해지곤 했다. '아, 오늘 하루는 정말 치열하게 살았구나. 너무 바빠서 사진 한 장도 못 남겼구나.' 하면서 말이다. 쉽지 않겠지만, 이번 독서모임을 계기로 다시 한번 매일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그게 글일지 사진일지는 모르겠지만, 무엇이 되었든 꾸준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도 꺼내보는 학창 시절의 다이어리처럼, 10년 후에 20년 후에도 꺼내보고 추억할 수 있는 수많은 '오늘들'이 쌓여 있으면 참 든든할 것 같다. 




2020년 1월부터 시작한 독서모임을 1년 넘게 해오고 있다. 무언가를 꾸준하게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쉽게 질리고 새로운 것에 환장하는 ENFP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에 가깝다. 물론, 몇 번 결석하고 빠지기도 했지만, 내가 이 모임에서 살아남아 어떤 달에는 모임을 리딩 하기도 한다니, 참 고무적인 성과다. 처음 시작할 때는 독서모임에 내가 이렇게 열심히 참여할 줄 꿈에도 몰랐다. 어떤 점이 나에게 계속 동기부여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독서모임을 해온 것처럼 기록도 좀 더 꾸준히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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