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래 Jul 05. 2020

쓸데없는 호기심은 금물

일상에서 겪은 이상한 이야기_32

2018년 8월 7일에 쓴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요즘에 버스에 타면 자주 앉는 자리가 있음.

바퀴 위에 올라앉는 높은 앞자리.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에어컨이 가까워서랄까.

오늘은 마침 기사님 뒷자리가 비어서 거기 앉았음.

그냥 평소처럼 음악을 듣거나 만화를 보지 않고 멍 때리며 가게 됨.


그러던 와중에 기사님 뒤에 소리 들리라고 뚫어놓은 구멍이 보였음.

손가락이 들어갈만한 크기임.

손가락이 들어갈만한데?라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만악의 근원이었음.

검지 손가락을 넣어보니 들어감.

오호?

중지를 넣는 순간 버스가 급정거를 했고 중지도 들어감.

근데 다들 그렇겠지만 내 중지는 검지보다 굵었음.

들어가긴 했는데 나오질 않음.

사실 못 나올 정도는 아닌데 좀 아플 것 같았음.


당황해서 두리번거리다 기사님과 눈이 마주침.

다행히도 가장 아래 있는 구멍이라 기사님 머리 뒤에 있어서 안 보이는 모양임.

슬슬 내릴 정류장이 다가오니 땀이 나기 시작함.

확 빼면 될 것 같은데 뭔가 아플 것 같아서 살살하다 보니 더 아파짐.


짜증과 당황으로 이마에 땀이 흐르기 시작함.

내릴 정거장을 지났고 한정거장은 괜찮아하고

심호흡할 무렵 기사님이 급출발하시면서 몸까지 뒤로 젖혀지면서 손가락이 빠짐.

예상대로 상당히 아팠음.

아저씨한테 내릴게요 하고 벨도 안 눌렀다가 벨 누르세요 라는 한소리 듣고 어영부영 내림.

한정거장 걸어가야 했음.


역시 쓸데없는 호기심은 만악의 근원임.

영화에서도 쓸데없는 호기심 가지는 애들이 먼저 죽듯이...

매거진의 이전글 잠자리는 드롱드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