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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래 Jul 05. 2020

이건 오해입니다.

일상에서 겪은 이상한 이야기_40

2020년 6월 19일에 쓴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버스에 손소독제가 비치된 이후로 소독제가 남아있다면, 

내릴 때 한 번 사용하고 내리는 편임. 

오늘도 집에 오는 길, 버스에서 내릴 때 으레 하던 대로 손소독제를 짜서 손에 받았음. 

아무 생각 없이 손에 발라서 문지르는데, 갑자기 손등에 통증이 왔음. 

다시 보니 오늘 컴퓨터에서 그래픽 카드 분리하다가 좀 긁혔던 부분이었음. 

아시다시피 상처에 알콜이 닿으면 꽤나 쓰라린 편임.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바르다가 갑자기 통증이 온지라 

나도 모르게 움찔하면서 훗! 하는 소리가 나왔음.


근데 같은 정류장에서 내리는 것으로 보이는 자매님이 

내 뒤에 이어서 짜서 바르려다가 나를 쳐다봄. 

눈이 마주쳤는데, 제대로 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스크가 살짝 움직인 것 같음. 

나한테 이거 이상한 거냐고 물어본 것 같기도 한데, 

나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팟캐스트를 듣고 있던 중이어서 

말소리가 있었어도 듣기가 어려웠음. 

피차 마스크를 끼고 있는 마당에 자매님도 귀에 뭔가를 꽂고 계셔서 못 들을 것 같았음. 


나는 소독제는 문제없다는 의미로 고개를 도리도리 했음. 

그런데 이 자매님은 슬그머니 손바닥 위에 있던 소독제를 아래로 흘려버림. 

어! 이게 아닌데 싶긴 했는데 생각해보면 

이 소독제는 글러먹었어!라는 의미로 파악하신 모양임. 


하긴 고개를 끄덕였어도 네가 생각하는 게 맞아 버려!라고 알아들었을 수도 있었을 테지. 나라도 내 앞사람이 소독제를 바르고 흠칫한다면 안 바르고 싶었을 것 같음. 

다행히도 정류장에서 내려서 자매님과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됨. 

아무튼 혹시나 누군가가 소독제를 바르다가 놀라거나 아파하면, 

그건 소독제가 이상한 게 아니고 그분의 손에 상처가 있을 수 있으니 

소독제를 먼저 의심하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음. 


듣고 있던 팟캐스트에서 블랙홀에서는 시간 지연 효과가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진짜 잠깐이나마 시간이 지연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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