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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 일기 1
06화
빡침 유발자
by
제니앤
Jan 15. 2025
나의 빡침을 유발하는 주요 인물은 보통 우리 집 둘째다. 오늘도 두 번 깊게 빡침.
우리 집엔 티비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애들이 영상을 안 보는 건 아님. 오늘도 역시 하원 후에 소파 테이블에 아이패드를 올려 놓고, EBS 꾸러기 천사들을 보기 시작했다. 둘째가 거의 패드에 눈을 붙이고 보길래,
그러면 눈 나빠져. 소파에 앉아서 봐.
라고 좋게 말했다.
안 들음.
첫째가 동생 때문에 안 보인다며 짜증내기 시작함.
이안아, 소파에 앉아서 보라니까. 너무 가까워.
엄마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들음.
슬슬 빡치기 시작.
뒤로 안 가면 테레비 끈다.
시전.
역시 안 들음. 아이패드 압수.
테레비 켜 줘!
소파에 앉으면!
테레비 켜 줘!
뒤로 가!
무한 반복. 울고 불고 옷 잡아 당기고 서로 때리고 난리 남.
나도 안 질 거고, 얘도 안 지려고 함. 6살 짜리랑 진짜 징하게 싸운다.
엄마가 소파에 데려다 줘. 앉혀 줘.
손잡고 데려다가 소파에 등 대고 바르게 앉힘. 상황 종료.
#Scene 2
샤워시키는 중.
샤워기 들어다가 엄마 옷에 뿌려 버림.
그러지 마. 엄마 옷 다 젖잖아.
이 녀석은 하지 말라는데 왜 기어이 하는 거지? 다시 샤워기 들어서 쏘고, 세면대 위에 있는 물건들에 쏴서 다 떨어뜨림. 깊이 빡침.
이안아!!!!!!!!!!!!!!!!!!!!!!!!!!!!!!!!!!!!!!!!!!!!!!!!!!!!!!!!!!!!!!!!!
단전에서 끌어올려 최장 샤우팅.
아빠!!!!!!!!!!!!!!!!!!!!!!!!!!
아빠 부르면서 울고 불고 난리 피는 가운데 샤워 다 시킴.
진짜 짜증나, 너!!!!!!
어쩔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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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 일기 1
04
나도 일기를 써야지, 계속
05
키 좀 안 크면 어떠냐고?
06
빡침 유발자
07
본업을 위해 취미를 희생하려니
08
6살, 8살에게 용돈을 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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