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이다. 심지어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다.
9월은 1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달이다. 내 인생의 전환점들은 항상 9월에 생겼다. 진로를 정할 때도, 직업이 전환될 때도, 새로운 만남이 시작될 때도, 미라클모닝을 다시 하기 마음먹었을 때도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은 항상 9월에 이루어졌다.
2025년 9월의 나는, 1년 전과 비교해서 보면 나의 삶의 모양은 크게 바뀐 건 없다. 여전히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며, 여전히 나는 솔로이고, 또 여전히 인생의 그다음 스탭을 찾아보고 있는 방황하는 40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1년 전과 다르게 글쓰기를 시작했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으며, 공저로 책도 한 권 내었고, 스레드에도 친구가 1600명이나 생겼다. 1년 동안 독서를 80권 이상 하였고, 미라클모닝을 1년째 유지하고 있다.
나는 어렸을 때 운동을 했다. 늘 경쟁의 자리에 있었고, 즉각적으로 보이는 성과에 의해서 등수가 매겨졌다. 그때의 여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ISTJ이인 나의 성향과 합쳐지니, 나는 조금만 해도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내 길이 아니라며 포기를 쉽게 하곤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랬다. 처음에는 나를 잘 알자고 글을 쓰고, SNS도 시작했었다 그런데 꾸준히 글을 쓰니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는 사람들, 책을 읽어서 삶이 크게 바뀌었다는 사람들, 혹은 부동산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집을 샀다는 사람들을 보니 '난 왜 아무 변화가 없지?'라는 생각에 나 자신의 모습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나만, 성과가 나오는 것 같지 않고, 나만 한없이 부족한 느낌. 제2의 직업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강박감. 이 모든 게 8월의 다른 동료들의 희망퇴직을 보면서 조급함이 배가 되었고, 그렇게 나의 감정에 빠져 8월 마지막을 무기력하게 보낸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9월이 왔다.
그래서, 다시 하나씩 시작해 보려고 한다. 나에게 9월은 항상 무엇이든 새로 시작하기 좋은 달이었으니까. 꾸준함은 그 어떤 것도 무너뜨릴 수 없다. 나에게 25년 9월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