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초심, 간절함, 배구를 향한 진심을 응원하는 주접단입니다.
벌써 햇수로 5년째 좋아하는 운동선수가 있다. 그건 바로 여자 배구 선수 김희진.
외유내강 같기도 외강내유 같기도 한 내 선수 김희진의 최근 몇 년 동안의 행보를 보다 보면 내 삶과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같이 마음이 아플 때도 많았고 그만큼 더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늘 강하게 든다.
오랜만에 배구 전문 잡지 더 스파이크를 구매해 그녀의 인터뷰를 읽었다.
"부상 이후 몸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마음은 계속 조급해졌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한계에 부딪혔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힘들 수 있구나'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중략) 코트 밖에서 후배들이 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괴로웠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중략)
IBK기업은행이라는 팀은 내게 전부였다. 원클럽맨으로 남고 싶다는 마음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선수로서 내 가치를 증명하려면, 결국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몸을 다시 끌어올린다 해도, 팀 내에서 기회를 받기는 쉽지 않았을 거다.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 IBK기업은행에는 내 자리가 없다. 그동안 후배들이 많이 성장했고, 그 현실이 오히려 내 의지를 조금씩 갉아먹었다."
김희진 선수라는 존재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건 2021년 8월, 도쿄올림픽이 끝나고 소속팀으로 돌아와 코보컵 경기를 뛰었고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섭외되어 대중들로부터 정말 많은 인기를 얻었다. 많은 이들이 내가 김연경 선수가 아닌 김희진 선수를 좋아한다고 하면 '남자같이 생겼잖아. 잘 생긴 사람?' 외모부터 접근한다. 어차피 구구절절 내가 좋아하는 이유, 내가 좋아하게 된 배경을 말해봤자 공감을 크게 얻을 수도 없기에 그냥 끄덕거리고 말았다. 사실 내가 김희진 선수에게 빠지게 된 건 그녀의 강스파이크나 강서브로 만든 귀중한 득점 때문이 아니었다. 값진 승리의 기쁨을 동료들과 눈물로 나누고, 무릎이 아픈데도 본인 포지션에 책임을 갖고 고통을 참고 경기에 임하고 애써 괜찮다며 돌아와 재활하러 다닌다는 그녀의 일상. 겉보기에는 차가워 보이는데 살뜰히 팬을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누구보다도 진심인 그녀의 매 순간순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마 그녀가 코트 속에서 뛰는 것에 진심 어린 마음이 기저에 깔려있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보였을 거라고 굳게 믿는다.
억지로 껴맞추듯 생각하고 공감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내가 회사에서 이런저런 일들로 힘들었던 순간들이 묘하게 오버랩되어 위로를 받기도 하고 멀리서나마 위로를 보낼 때가 많았다. 생각지 못한 부상 악화로 힘들어할 때에는 경기가 끝나고도 한참을 멍하게 보내며 걱정을 한 적도, 그래도 목발 짚고 시즌 마지막 경기에 웃으며 나타난 그녀의 얼굴을 보았을 때에는 애써 팬들을 위해 힘든 내색 안 하고 웃어주는 게 기특하고 고맙고 대견해서 눈물이 핑 돈 적도 있다. 부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리만큼 구단인지 감코진인지 거의 기용하지 않거나, 신인 선수 투입하듯 살짝씩 넣어 경기 감을 찾게 하기는커녕 약 올리듯 선수를 갖고 논다고 느꼈을 때에는 내 마음도 괜히 비통하고 허무했다. 마치 회사에서 내가 가끔씩 느끼는 '나는 이곳에서 쓸모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같이 들기도 해서 마음이 함께 착잡한 적도 있었다.
그녀는 나의 존재조차 모르지만 나는 그녀의 말 한마디 한 마디에서 진심과 말의 무게를 느낀다. 결코 마음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그녀임을 알기에..
나 또한 나의 가치를 더 이상 증명하기 어렵다고 느껴 더 이상 잘해볼 의지가 생기지 않았고, 나의 존재감을 의심케 하는 여러 말과 행동들로 인해 괴로웠던 순간들을 버티다 그곳을 떠나왔다. 나에 비하면 15년 동안 몸담았던 곳을 떠나온다는 게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결단력 있게 과감히 결정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그녀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는 모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가치를 증명할 권리가 있고 그만큼의 능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가치를 본인만의 잣대로 평가하여 믿어주기보다는 밀어내려고 하는 곳이라면 과감히 새로운 둥지를 구해 나오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익숙한 곳을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전이고 용기다. 이미 반은 성공한 거라고 본다. 너무너무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내일 오전에는 그녀의 현재 팀과 몇 달 전까지 그녀가 속했던 팀의 경기가 있다. 예전에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김희진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 응원하는 팀 옮기실 거예요?"
나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당연하죠. 저는 김희진 선수 보고 배구를 좋아하게 되어서, 팀보다 무조건 김희진 선수가 우선이에요. 김희진 선수 은퇴해도 응원할 거예요."
그녀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배구를 향한 진심,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간절함, 그동안 품었던 서러움과 한을 코트 속에서 맘껏 풀어냈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그녀에게 내 응원이 더 가까이 가닿을 수 있길 바라며.. 김희진 화이팅!!!!!!!!!
당신에게 행운과 행복이 깃들길♥
-주접단 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