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tgrim Oct 28. 2017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좋은 "진짜" 이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좋다좋다 하잖아요? 그거, 왜 그러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말도 못 하고 걷지도 못하는 아기에게 책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이 "그래, 그렇게 자꾸 들으면 반복학습이 되어 말을 빨리 익히겠지" 생각하시고 실천하시죠.


그럼, 아이가 한글을 스스로 읽을 줄 아는 연령 이후에는 어떨까요? 이 중에는 자연스럽게 독서 독립이 되어 아이 스스로 책을 좋아하며 찾아보는 아이들도 있지만, 의외로 옆에서 제법 많이 읽어줬다고 생각하는데도 아이의 독서 독립이 더딘 것 같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안 읽는 것 같아서 고민이신 분들 많으시죠. 어른이 책 읽어줘 봐야 쓸데없다, 될 놈만 된다, 하시며 지친 분도 있지요.


양육자가 아이 옆에 앉아서 책을 읽어주면 좋은 여러 가지 이유 중에서, 사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요, 그것은 "양육자와 함께 나란히 앉아 체온을 나누는 시간"이 아이에게 좋기 때문입니다. 독서훈련이나 학습법, 그 어떤 것 이전에 “아이를 향한 눈 맞춤과 목소리” 때문입니다.


아이 옆에 나란히 앉아서 책을 읽어주는 것, 24시간 중에 단 2분 정도의 짧은 동시를 읽어줄 때에도 아이는 자기 옆에 있는 양육자의 온기를 느끼며 들려주는 목소리 속에서 사랑을 확인합니다. 엄마 입에서 책의 내용이 흘러나오는 시간만큼은, 엄마의 잔소리나 화난 목소리 안 듣는 시간입니다. 아빠의 무서운 얼굴이 안 보이는 시간입니다.  


강박적으로 읽어주지 마시고, 아이가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한 번 뽀뽀하고 안아주듯이, 그렇게 잠깐이라도 한 번 읽어주면 좋습니다. 어떤 결과물을 기대하지 말고, 그냥 안아주듯이 책 읽어 주셔요.


물론, 방대한 독서량을 어려서부터 가지는 아이들 대부분은 사실 타고난 성향이 큽니다. 유전적, 환경적, 문화적 요인으로 책에 쉽게 집중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전부 영재 소리 들어가며 일류대 진학하고 성공하는 삶을 사는가에 대해서, 우리는 쉽게 답을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빠르면 초4, 5학년에도 찾아온다는 사춘기, 그 무섭다는 중2병의 풍랑 속에서도 아이와의 감정적, 정서적 유대관계가 쉽게 무너지지 않으려면, 양육자와 아이의 단단한 정서적 결속, 정말 중요할 겁니다. 그리고 그 잔잔한 파도를 지혜롭게 빠져나오는 아이가 세상의 큰 풍파에도 휩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잘 살 겁니다. 


그걸 염두에 두고, 오늘 아이에게 시 한 편 읽어주세요.



https://youtu.be/zICGnq1EyF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