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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grim Nov 30. 2017

책 좋아하는 아이 낚시법

- 어린 자녀의 독서지도

대원칙: 부모가 책을 읽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독서 좋아하는 아이 만들기의 대원칙이자 출발점입니다. 과연 부모는 TV도 컴퓨터도 보면 안 되느냐 물으신다면, 글쎄요, 정량적인 정답은 없지 싶습니다. (저도 아이들과 함께 예능도 보고, 주말 새벽에는 미드, 일드 정주행 하느라 정신없답니다.) 단, 아이의 눈에 비친 엄마 아빠의 독서라는 풍경이 그다지 낯설지 않은 풍경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초 다지기: 독서 =양치질

(0 ~ 글을 깨치기 전까지)

독서는 양치질과 같다는 것을 각인시켜주세요.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일정 분량의 책을 소리 내어 읽어 주면 좋습니다.

책 읽어줄 때 아카데미 주연상 받을 각오로 열연해야 합니다. (로봇 낭독은 아이도 싫대요)

제 경우, 큰 아이 때부터 시작해서 둘째 아이 말과 글이 동시에 터진 만 4살까지 꼬박 6년을 매일 잠자기 전 2~3권 읽어주었습니다. (여행 가서도 똑같이) 


떡밥 뿌리기: 책방(서점, 도서관) = 놀이터

(2세부터)

유모차를 끌 수 있을 때부터는 서점과 도서관에 무조건 최소 주 1회는 찾아주세요. 어차피 어릴 때는 아장아장 걷다 오고 엄마 코끝에 바람 쐬는 정도겠지만, 이게 시작입니다. 

책에 관심 안 두고 딴짓하거나 완구코너에서 안 나오는 아이라 해도 억지로 읽히지 말고 즐기게 두세요. (다만 타인에게 방해되지 않는 예의를 꼭 가르쳐야겠죠.) 어느 순간, 자기 또래 아이가 몰두해서 책을 보는 모습에 궁금해서 슬쩍 따라 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낚시의 “찌”가 움직인 겁니다. 

엄마도 책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만큼, 자주 서점이나 도서관을 오고 가면서 '요즘 잘 나가는 책들’에 대해 감을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새로 나온 책' 코너를 자주 들려 둘러보세요.

제 경우, 큰 아이가 책에 관심이 적은 편인데, 대형서점 완구코너 안 가고 앉아서 책 보기까지 약 2년이 걸렸습니다.

 

 

낚시질 1 단계: 적당한 학습 만화책을 허하라!

만화책이라고 너무 두려워 마세요. 도입기에는 적당히 놔두는 센스! (너무 만화를 금지하는 집의 아이들의 경우 3, 4학년 넘어서도 학교 도서관에서 만화만 보는 애들 은근 많습니다. 아이들도 금지된 것을 소망하는지라..)

마법천자문에 낚이거나, 유머 황당 시리즈에 낚이거나, 쿠키런 시리즈에 낚이거나, 암튼 지간 한 번은 낚입니다. 집중력 있는 아이는 만화도 무서운 속도로 정주행 합니다.

책은 나몰라라, 벌써부터 게임 삼매경인 아이라면, 게임 캐릭터와 관련한 만화책이나 도감집 (ex: 드래곤빌리지, 쿠키런, 마인크래프트 등)으로 낚아보세요. 의외로 낚입니다. 간혹 메이플에서 나온 레벱업북에 낚일 수도 있습니다. (퀴즈 좋아하는 애들) 

중요한 건, 뭐가 되었든 시리즈 만화책에 한 번은 낚여봐야 시작입니다. 재미가 있어야 시작을 하니까요.


낚시질 2 단계: 절대로 한꺼번에 사주지 말 것!

낚인 것이 만화책이든, 시리즈이든, 세계문학전집이든 전집 구매를 가능한 피하고 자주 방문하는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한 권, 한 권 구하기를 권합니다.

새로이 한 권을 얻는 날, 아이는 그 자리에서 바로 보고, 끝나자 마자 처음부터 다시 보는 아이도 있습니다. 다독보다 정독의 기쁨을 알게 될 겁니다.


본격 담금질 1: 글밥 많은 책으로의 이동에는 시리즈물을 이용할 것!

슬슬 학습만화책으로 애들이 따끈해졌다면 이제는 만화가 아닌 글밥책으로 옮겨갈 때입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다지 길지 않은 시리즈물의 각 1권을 툭툭 시험 삼아 툭 던져봅니다. 이 중에서 하나가 낚이면, 이제 담금질 시작입니다.

개인적으로, <엽기 과학자 프레니>, <마법의 시간여행>, 고대영 & 김영진 시리즈, <짧은 동화 긴 생각>, <엄마, 아빠, 동생 팝니다>, <요술 연필 페니>,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 <13, 26, 39… 층> 등의 시리즈물을 추천합니다.

특히 <13층> 시리즈는 엄청나 보이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실질 글밥수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생각보다 쉽게 완독 하면서 “이 두꺼운 책을 내가 보았다니!”라는 성취감을 높여 줍니다.두께책의 성취감, 은근 중요합니다.

  

본격 담금질 2: 아이의 성향과 취향에 맞는 적절한 공급!

큰 아이는 문화와 예능 쪽, 작은 아이는 수학과 과학 쪽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서점 갈 때마다 두 아이가 읽을 책을 따로따로 공급했습니다. 이건 “내 책”이라는 소유 의식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아동문고의 경우 금은동 스티커가 붙은 수상 서적들이나 입소문이 난 베스트셀러 책들이 재미있습니다.

적당히 학습만화와 섞어가면서 슬쩍슬쩍 레벨 올려보세요. 너무 한 분야만 사주면 아이가 물려합니다.


특별 떡밥

아이가 가장 관심 갈 만한 내용을 일부러 펴서 거실 바닥 한가운데에 깔아 놓습니다. 매우 웃긴 말풍선이 있는 삽화 장면이나 아이가 평소 관심 있어 하는 어떤 그림이나 이미지가 있는 페이지를 펼쳐서 아이 침대 위나, 거실 바닥에 펼쳐 두는 것이죠. 의외로 잘, 낚입니다. (엄마는 사악해;;;)

 

주의사항 1. 지나친 논술 과제 및 요약 서술 글쓰기 No!

아직은 독서의 이유식기나 다름없습니다. 이유식 먹는 아이에게 뷔페상도 호텔식 고급 요리도 어렵습니다. 그저 재미있는 책 읽기, 놀이와 같은 책 읽기가 필요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놀이”가 되는 아이는 앉아서도 2~3시간씩 봅니다. 노는 걸 싫어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주의사항 2. 전집이 병풍이 되는 순간. 치워라!

혹여 아이가 들여놓은 전집에 전혀 관심을 안 보인다면, 그 많은 책들은 그저 눈에 익은 벽지 내지는 병풍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과감히 창고에 쟁겨 놓으시고 몇 권씩만 꺼내 놓으세요. 어른도 아이도,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고 합니다. 딱 궁금할 만큼만, 딱 눈에 띌 만큼만 꺼내서 책꽂이에, 또는 바닥이든 책상이든, 식탁이든... 깔아주세요. 


윤동현 밴드, "흰수염고래"

https://youtu.be/v-pjWpCS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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