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 아마 세상에서 가장 무심하고도 아픈 감정이 아닐까. 허무하다는 건 슬픔도, 고독도, 외로움도 아닌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2016년, 나는 많이 배웠지만 많이 잃었다. 아쉽게도 나는 아주 약한 사람이라서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쉽게 고통받고 괴로워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힌 적이 있지 않을까라고도 걱정해보지만 이미 지난 일에 대해서 돌이킬 방법은 없는 것이다.
이 허무함은 본디 오지 않았을 수도 있는 일련의 과정이 겹치면서 다가왔고, 내가 조금 망설이고 있는 사이에 점차 거대해지더니 곧 내 마음속에 큰 구멍을 만들어냈다. 그-래도 나는 강한 사람이니까, 꿋꿋히 버텨야한다는 생각 하나로 버티고 있지만 이제 슬슬 이런 허무함의 굴레에 다시 빠져들기 시작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허무함 속에서 나라는 사람이 무얼까, 그래서 내가 무얼 하고 싶었던 걸까. 등에 대해 고민하고 결국 아무 결론도 내지 못한 채 그저 그렇게 신년을 맞이하였다. 아마 2017년에도 나는 여전히 내 작은 세계에서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나의 2016년은 그렇게 저물었다. 찬란했던(하다고 생각했던) 2016년은 그렇게 지나갔다. 나는 다시 0년차로 시작한다. 아무것도 모르던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 아무것도 알지 않아도 되었던 그 때로 돌아간다. 2017년은 그렇게 살아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