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3일부터 2월 20일까지, 일주일간의 요가수련
요가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세상 일에 너무 지쳐있었고, 내 스스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 지를 방황하고 있을 때 지인이 요가를 추천해주었다. 허리 디스크가 터져서 통증을 겪고 있던 와중에, 어떤 운동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살아야할 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있을 때에 요가는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이 일지는 지속하여 가꾸어나가고,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공간에 두고자 한다. 수련 일지는 가급적이면 매일 기록할 예정이지만, 어떤 수련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요가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수련한 기록을 천천히 남겨보려고 한다.
이 일지가 아무쪼록 요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글을 작성해 본다.
요가 수련을 시작한 건 2021년 1월 27일이지만, 그 이후로 허리 통증이 일시적으로 안좋아져서 일주일정도 요가를 쉬게 되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듣기로 나만의 요가 매트를 구매한 날부터 요가 수련의 시작이라고 하여 이 날을 수련 시작일로 기록한다.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반대로 장인이 아니기 때문에 도구 탓을 하는 거라 생각하면서 첫 요가 매트로 어떤 걸 구매할 지 고민하다가 많은 요기 (Yogi, 요가 수행자를 의미)들이 만두카 (Manduka) 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고, 친환경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여 해당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요가를 시작하면서 느낀 건, 꽤 많은 요가 용품 브랜드가 존재하는데 대부분 매장 직원이 친절하다는 점이었다. 가격이 비싸서 그런걸까? 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요가원에서도 평소에 느끼지 못한 친절함을 느꼈다. 이 감정은 룰루레몬 매장에서도 느꼈고, 만두카 팝업스토어가 있는 롯데백화점 7층 피트니스 스퀘어에서도 느꼈다.
수련이 지속되면서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와 함께 만두카 프로 (Manduka Pro) 요가 매트를 구매하였다. 구매하며 타올과 어깨 끈도 함께 구매 하였는데, 요가원에도 들고 다닐 목적과 함께 언젠가 제주도 등에서 수련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요가 매트를 구매하고 집에서 제일 처음 해본 요가는 초급자를 위한 하타 요가 (40분) 이었으며, YouTube 에서 하타 요가라고 검색하여 해당 수련을 따라하였다.
이 날은 날씨가 굉장히 흐렸던 기억이 난다.
전 날 수련하였던 하타 요가 수련이 기억에 계속 남아있어서 오전에 1회 진행하고, 오후에도 잠시 여유가 생겨서 그 시간에도 짧게 진행하였다. 요가는 굉장히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요가는 아주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내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이 날은 하루에 요가 수련을 2 번이나 한 소중한 날이기도 하다. 연휴가 끝나간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연휴의 마지막을 또 다른 시작으로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한 날이기도 하였다.
이 날은 새벽에 몹시 일찍 일어나서 해가 뜨기 전부터 요가를 시작하였다. 하루 루틴을 요가로 시작하는 게 옳은 판단일까 고민하였지만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도 하루 시작이 너무나도 상쾌했다.
이 날부터는 체중 감량도 병행하고자 생각되어 빈야사 요가를 시작하였다. 허리 디스크 통증이라는 게 남아있었고, 그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한계를 스스로 정해두고 그 이상을 하지 않으려는 내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여,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수련한 빈야사는 초급자를 위한 빈야사 (40분) 이었으며, 마찬가지로 YouTube 에서 검색한 동영상을 바탕으로 따라서 수련하였다. 하타 요가로 수련할 때에도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날은 오전부터 꽤 많이 땀을 흘렸다.
빈야사는 흐름이 존재하고 그 흐름을 따라서 아사나를 취해야하기 때문에, 육체의 흐름에 따라서 정신이 저절로 따라가기 때문에 의식을 집중해야하는 하타 요가에 비하면 조금 더 생각을 내려놓기에 좋았다. 아쉬운 점은 제대로 아사나를 취하지 못하는 내 몸의 유연성 뿐이었다.
저녁 6시 10분에는 오랜만에 요가원을 방문하여 요가 수련을 하였다. 오전과 마찬가지로 빈야사 수련을 하였는데, 특별히 이유보다는 그 시간이 요가원에서 정해놓은 빈야사 요가 수련 시간이기 때문이었다. 수련 전에는 식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이후 시간대에 요가 수련을 하기에는 속이 너무 요란하고, 수련이 끝나고 나서 식사하는 시간이 애매해진다.
요가원에서 수련한 빈야사는 오전에 했던 빈야사가 말 그대로 초급자를 위한 것이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굉장히 어렵고, 아사나 난이도는 높았지만, 그 이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였다. 말 그대로 땀 흘리며 수련하다 보니 1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이 날은 빈야사 요가라는 걸 처음 알게 되고, 수련을 실제로 시작한 뜻 깊은 날이기도 하다. 언젠가 요가에 익숙해져 내가 원하는 아사나를 올바른 자세로 수행하게 되었을 때 이 날을 돌이켜보고 싶다.
YouTube 에서 평소에 듣던 에일린 요가 선생님이 아니라 서리 요가 선생님 수업을 들었다. 초보자도 할 수 있는 60분 하타 요가 수련을 들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고난도 아사나가 많아서 중간에 따라하기 어려워서 포기했던 것들이 있었다.
허리 디스크가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는 아쉬운 면도 있고, 이전에 운동할 때에 체중을 열심히 감량하고 그 상태를 유지했어야 하는 데 그렇게 하지 못해, 마음이 조급해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가 다시 허리 디스크가 터진 상태에 대해서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였다.
이 날은 어깨 서기 (살람바 사르방가사나)를 처음으로 하였는데 어깨 서기는 생각보다는 할 수 있었지만, 거기서 다리를 뻗어 바닥까지 닿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지속해서 수련하고, 근력 트레이닝과 하타 요가를 지속하다 보면 언젠가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원래 오후에도 마이링 요가 수련을 하러 가려고 했는데, 한의원에서 허리에 침을 맞고 돌아왔더니 이미 시간이 지나있었다. 수련에 가지 못한 건 굉장히 아쉽지만, 무리하여 수련을 취하는 게 다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여 그 날은 무리하지 않기로 결심하였다.
하타 요가를 다녀왔다. 평소 수요일 오전 수련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 데 이 날은 나를 포함하여 5명이나 있어 함께 수련하는 재미를 느꼈던 날이기도 하다. 오전 수련에서는 브릿지 자세 (세투 반다 사르방가아사나)를 중간에 하였는데, 평소에는 5초 이상도 버티지 못했는데 이 날은 10초나 버틴 의미있는 날이었다.
수련을 수행하면서 호흡이 거칠어지거나,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거나, 반대로 힘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 등 내 뜻대로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서 아쉬울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못 해도 괜찮다’ 라는 말을 해주는 선생님이 있어 정말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살면서 ‘못 해도 괜찮다’ 라는 말을 들어본 게 얼마나 되는 지 사실 잘 모르겠다. 요가를 하면서 처음으로 못 해도 괜찮고, 지금 못해도 언젠가 잘 하면 된다는 말이 마음에 크게 위안을 주었다. 처음부터 잘 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잘 하면 된다.
요가와 직접 연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 날부터 유산소 운동을 함께 하기로 하였다.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느꼈기 때문인데, 요가만으로도 충분히 체중 감량은 가능하겠다 생각하지만 수련을 지속할 수록 욕심이 거대해지고 있어, 욕심을 내려놓고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트레드밀을 시간당 6.5 km 걷는 것으로 1시간 정도 걸었다.
갑자기 날씨가 살을 찢어버릴 듯 추워졌다. 에일린 요가 선생님의 오전 스트레칭을 따라하였다. 특별히 어떤 요가라 명명된 건 아니었지만, 이런 저런 아사나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오전을 시작하는 스트레칭으로 하기 좋았다고 생각한다.
어깨 서기 자세가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물론 익숙해졌다 하여 잘 한다는 건 아니지만, 어디에 힘을 줘야할 지, 어디에 힘을 빼도 되는 지를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 읽었던 책에서 해가 뜨기 직전부터 해가 뜨기 시작하는 시간이 수련에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하던데, 그 말이 제대로 이해 가기 시작하기도 하였다.
자주 그럴 수 있다면, 5시에 일어나서 7시 전까지 수련 마무리하는 걸 앞으로도 지속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오후에도 해가 지기 시작하는 시간에 수련을 해보고 싶다.
목요일에도 많이 추웠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훨씬 추웠다고 생각한다. 추위라는 건 참으로 무서운 것이라 적극적이던 마음이 위축되기도 하고, 어딘가 몸을 조심하게되는 게 추위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추운 걸 조금 더 좋아했던 듯 하다.
운동이라는 카테고리에 취미를 붙이게 되면서 겨울이 싫어지고, 봄과 여름을 기다리는 날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건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되었건 재미있는 활동을 계속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요가를 지속하고 싶다.
오늘은 에일린 요가 선생님의 아쉬탕가 프라이머리 (50분) 수업을 들으면서 조금씩 아쉬탕가 요가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하였다. 정해진 시퀀스가 있고 해당 시퀀스를 수행하면 된다는 사실은 이전에도 들었던 바 있지만 직접 수련해보니 새삼 다르다는 사실을 느꼈다.
수련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스스로 수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수련 기간이 긴 건 그렇게 의미가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의도적으로 수련을 지속하고, 아사나를 연습하면서 에너지를 쏟아내고, 명상으로 이어지는 활동이 지속되면서 더 나은 요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니 우리가 요가에서 고민해야하는 영역은, 어떤 아사나를 어떻게 잘할 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떻게 내 삶을 평온하게 유지하고, 소용돌이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나 스스로를 더 알아가는 과정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것이 곧 인간에 대해서 이해하는 행위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수련을 오전에 한 번 (출근하기 전에), 오후에 한 번 (퇴근하고 나서) 진행하는 편이다. 해가 뜨기 직전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련을 하다가 해가 뜨는 경우도 있고, 주말에는 그래도 좀 늦잠을 자는 편이기 때문에 오늘은 7시 즈음에 일어났다.
오전에 아쉬탕가 요가를 수련하기에는 아직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고, 땀을 흘리면서 에너지를 쏟아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스스로 판단하여 하타 요가를 수련하기로 하였다. 하타 요가라고 하여 땀을 흘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탕가는 흘리는 땀의 양이 다르다는 걸 다시 느꼈다.
가정에서 요가를 할 때에는 항상 에일린 요가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데, 이 날은 초보자도 할 수 있는 50분 하타 요가 수업을 들었다. 요가라는 건 참으로 신기하게도, 어제 가능했던 게 오늘 불가능하기도 하고, 오늘 불가능했던 게 내일 가능해지기도 한다.
요가는 경쟁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올바른 자세로 아사나를 수행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 계속 들어서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서 식단 조절을 진행하고 있다. 요가만으로 다이어트가 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요가를 시작하고 현재까지 3키로 정도를 감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