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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부신 일상 May 29. 2022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사랑의 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어른들이 아이에게 묻는다. 둘 중 누구를 선택해도 아쉬울 질문을 던지며 답을 요구하는 마음이 참 짓궂다. 어른이 야릇하게 웃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장난기 넘치는 마음을 간파했는지 아이들은 대충 대답한다. 다시는 그런 쓸데없는 질문은 하지 말라는 듯. 


"둘다요!"

"몰라요!"


첫째에게도, 둘째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아빠와 엄마 모두 좋다고 대답했다. 너무 당연하다는 듯. 


막내는 다르다. 서슴없이 대답한다. 


"나는 엄마가 제일 좋아!"


엄마에게만 비밀스럽게 속삭이는 것이 아니라 아빠 앞에서도 또랑또랑 말한다. 서운할 정도로. 


어린이집 마당에 '우리 가족 뽐내기 전시회'가 열렸다. 5월이라 나와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마무리 활동으로 만든 작품일 것 같다. 많은 작품 중에 재빠르게 내 아이 이름을 찾았다. 


파마머리를 파스타로 표현한 막내

머리에 꽃을 달고 있는 엄마

그리고 남자 셋!


"엄마, 엄마가 제일 좋아서 꽃으로 꾸몄어. 너무 예쁘지?"


다섯 명 중에서 가장 화려하게 장식한 엄마의 모습 속에 아이의 사랑이 듬뿍 느껴졌다. 너무 밋밋해서 누구인지 구분조차 어려운 세 남자의 모습과 너무 대조적이었다. 차별받는 사랑이 나쁘지 않았다. 



누군가 세상에서 내가 가장 좋다고 꼭 안아주면, 아무리 작고 연약한 아이라도, 참 기분이 좋다. 부모의 사랑이 무조건적이라지만 아이가 보내는 사랑 또한 일방적이고 어떤 조건도 내세우지 않는다. 신나게 놀다가도 뜬금없이 달려와서 품에 안겨 엄마의 냄새를 맡고 심장박동을 듣는다. 엄마가 좋다며 조용히 속삭이며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한 표정을 짓는다. 내가 뭐라고...


아이의 보드라운 살결과 따스한 체온이 나를 가득 채운다.  

아이의 고백이 지친 나를 일으키고 미소 짓게 한다. 

아이의 사랑이 나를 소중하게 만든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답고 싶다. 


잘 살고 싶다...

잘 살아야지....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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