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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비행기 Sep 15. 2024

닿지 않는 손

돌아와야 만나는 것이다. 그걸 깨닫기까지 20년이 흘렀을 줄이야. 동네문방구로 불렸던 바로 이곳. ‘ㄴ’이 흔들리는 간판, 곰팡이가 가득한 평상까지 그날이 멈춘 것만 같았다..

“너, 철수 맞지?”

“영희?”

그리고 그녀까지. 한 손엔 바나나우유, 다른 한 손은 해파리 그림이 그려진 공책을 든 그녀.

그날 봤어야만 했던 모습이었다. 어째서 지금에야 선명하게 나타난 걸까?

“어떻게 된 거야?”

“기다렸어. 너를.”

손이 떨렸다. 그날은 그녀가 나를 만나러 오다 그만 자동차에 치여 응급실로 실려 갔다. 그것도 모르고 자정이 될 때까지 제자리만 맴돌았다. 다음 날 그녀의 어머니에게 소식을 들었을 때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는 것이다. 분명 나를 만나러 온다고 했었는데. 그날부터 그녀를 찾기 위해 떠났다. 나아가면 갈수록 조금도 가까워지지 않았다. 대신 후회만 따라올 뿐. 결국 여기로 돌아왔다.

“보고 싶었어.”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가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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