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부고 소식을 접했다.
주말에서 평일 라디오로 넘어왔을 때 알게 된 MC, 오스타.
제주도 라디오 방송계에서는 전설적 인물로 알려졌던 분.
왕년에 음악다방 디제이로 날렸고, 라디오 방송계에서는 무대본 진행으로
또 한 번 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그래서 사랑을 받았던 분이기도 했다.
철저히 대본을 써야 하는 나와는 오묘하게 상극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소설만 쓰다가 초보 방송작가인 나로선 그에게 많이 배우기도 하고 남몰래 많이 눈물 흘리기도 했다.
내가 그에게 쏟았던 원망 내지 불만들만 생각하면 장수할 것도 같았는데
갑작스럽게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방송작가로 1년 2년 3년.... 10년차를 앞둔 지금 그가 나에게 했던 잔소리들과 과격한 행동들에 대한 의미를 알 것만도 같아서 한편으로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언제 한 번 만나서 오해라면 오해일수도 있는 마음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보자고 때를 기다리고도 있었는데 참으로 무심하게 가버리고 말았다.
여전히 실감나지 않아서 그의 마지막 모습을 차마 볼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줬던 그의 마음에 대해 지금이라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더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