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다

by 들풀



"머리가 지끈지끈하네."

그러고는 농담처럼

"막걸리 한 사발이면 다 낫지." 라며 스스로를 웃겨 보였다.

코트에선 후배들이 그의 몸 상태를 눈치챘다.


"대장님. 오늘은 좀 쉬시죠."

"쉬면 더 늙는다. 계속해."

그의 목소리는 여전했지만, 스텝은 점점 무거워졌다.


그는 나를 위한 레슨을 했고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있었다.

그로 인해서 물거품이 되어버린다고 생각하니 미안하다고 했다.

"괜찮아요. 몇 달 동안 알려주신 대로 잊지 않고 되새기면서 연습하면 분명 잘 될 거예요.

제가 미숙하다 싶으면 다른 코치님께 부탁드리면 되니까요.

제 걱정은 하지 마시고, 대장님 건강부터 챙기세요."


그리고 마침내, 어느 날이었다. 서브 연습을 하던 중,

그는 라켓을 떨어뜨리고 그대로 코트에 무릎을 꿇었다.

숨이 가빠왔고, 얼굴은 핏기가 사라졌다.

나는 급히 뛰어가 부축했지만, 그의 어깨는 힘없이 처졌다.


"괜찮아, 잠깐 어지러운 것뿐이야."

입술은 그렇게 말했지만, 눈빛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사람의 것이었다.

며칠 뒤 상담실 동료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대장님 출근 안 하셨어요. 연락도 안 되고......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후배 경찰들과 함께 그의 집을 찾았을 때,

그는 거실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술 냄새와 함께.

텅 빈 방안의 적막이 우리를 삼켜버렸다.


결국 119가 불려 와, 그는 다시 병원으로 실려 갔다.

함께 운동하는 후배와 대장 아저씨는 119를 타고 병원을 갔다.

나는 걱정은 앞섰지만 원고 청탁 마감일 때문에 갈 수 없었다.

이틀 후, 다시 병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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