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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화아닌 김세화 Feb 13. 2022

91년생이 한국에서 외국으로 가서 배우는 것 2

미국의 가정에서 한국인의 눈치가 작용하면

갑작스럽게 브래드와 나는 부모님을 뵈러 미국 오리건 밴드로 밤 9시에 시애틀에서 떠났다. 사실 갈 예정이 없었는데, 부모님이 밴드에서 이틀 후 다른 집인 플로리다고 떠난다고 하셨기 때문에, 얼굴을 뵐 겸 전화 후 방문했다.

놀랍게도 여기서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타이어 공기 압력이 34에서 세 시간 만에 0으로 떨어졌다. 그 전에는 원래보다 빠르게 떨어지는 것은 알았지만, 브래드는 압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6시간은 버틸 거라 생각해서 밴드에서 타이어를 고치고 싶어 했다. 왜냐면 세금도 없기 때문에!


가는 길에 문제가 생길 것을 알고 있었지만, 차는 이 친구가 잘 아니까 말을 안 했는데 사실 내가 더 잘 알았나 보다. 우리가 사는 머킬테오에서 밴드는 6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 결국 포틀랜드 근처에서 타이어 때문에 급 숙박을 하고 타이어를 고치고 밴드로 가니 오후 2시 정도가 됐다.

이제 이때부터 눈치전쟁이 시작됐다.


도착하기 일보 직전부터 아버님이 칵테일을 만들고 계셨다. 아마도 위스키 사워였던 것 같은데, 오자마자 마셨다. 나는 이제 나도 모르게 한국인이라 그런지 아부가 아닌 아부가 시작됐다. 칵테일의 천재 고기 요리의 천재라며 요리사를 해도 영원히 먹고살았을 것 같다며 말했더니 아버님이 좋아하셨다. 사실 아버님은 고기와 술에 자부심이 크시다.



우리를 위해 스테이크나 브리스킷을 해주시려고 했는데, 이 고기만 남아서 사 와서 음식을 해주셨다. 한국 스타일로 도축한 소갈비 우리가 소위 말하는 LA갈비로 진짜 미국 스타일 마리네이드 해서 바비큐 불에 직접 밖에서 구워주셨다. 내가 영어를 어떻게 알아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알아듣기는 했으니 쓸 수 있다. 그.것.은! 한국에서만 이렇게 고기 자른 걸 봤지 미국에서 처음 본다며 신기해서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할지 너무 고민이 많으셨다고 하셨다. 진짜 우리나라에만 파는 LA갈비인데 맛이 어떨지 모르겠다고 해서 솔직 평을 해줬다? 너무 맛있고 독창적인 스타일에 너무 감격했다고 했다. 이렇게 대접받아서 행복하다고 했다.


이렇게 잘해주셔서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브래드가 곧 생일이라 시간이 없어 케이크를 못 사서, 오렌지를 케이크 모양으로 잘라 올리기도 하셨다. 생일 축하한다는 냅킨도 함께. 

아버님과 어머님은 럭비를 좋아하시는데, 관심도 없는 럭비를 보며 관심 있다고 알려달라고 말하는 내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놀라웠다. 그다음 날 나를 위해 아이폰 신상을 Pro 버전으로 사주셨다. 사실 폰을 새로 샀다고 보여주셨을 때, 내 폰은 카메라가 한 갠데 와 카메라가 4개나 되네요?라고 말해서 사주신 것 같다.


우리 멍댕이 잼이 사실 집을 가장 사랑했다. 그래서 너무 깔끔하게 관리하고 좋은 집이라며 열심히 입을 털었다. 그 후에 정말 맛있는 버거를 사주셨다.


이 집은 브래드의 Favourite 푸드 트럭 존이다. 특히 이 버거집을 가장 사랑하는데 왜냐면, 이 안엔 삼겹살 구이가 정말 오동통하게 잘 구워진 상태로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 오기 싫었는데 와야 했다 그리고 이 메뉴 너무 과해서 싫은데 영어를 몰라서 그냥 이거 주문했다. 사실 삼겹살 구이 때문에 브래드가 오자고 눈치를 줬다. 맛있긴 한데 다음엔 안 먹을 것 같다. 오른쪽 사진의 사이드는 돼지 뭐를 튀긴 건데 너무 고소하기는 하나 미국 음식은 너무 고열량이다.

나는 자주 약혼자인 브래드한테도 나도 모르게 아부를 펼치는 것 같다. 내 혀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자기, 그 햄버거 먹고 싶지 그렇지? 어떻게 생각해?"라며 부모님 앞에서 내 의견을 존중하는 것처럼 물어보지만, 사실 우리가 도착도 하기 전에 전날 밤 그는 무조건 이 푸드트럭 버거를 먹어야 한다고 주장해서 먹기 싫은데 너무 먹고 싶다고 말했다. 삶은 윤택해지는 것 같은데 내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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