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찰진 질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찰나의 새벽별 Jul 12. 2022

나의 디폴트 값은?


디폴트 ; 초기 세팅

컴퓨터와 마차가지로 인간에게도 초기 설정이라는 것이 있다.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자기중심적 본성과 자신이라는 렌즈로 문물을 보며 해석하도록 되어 있는 경향'이 그것.


타고남과 자라나면서 우리는 나름의 디폴트 값이 설정되어진다. 인간이 다른 어떤 생명체보다도 이기성에 기반해 있다고 볼 때, 우리는 각자에게 익숙하고 유리하게 디폴트 세팅을 해놓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디폴트 값은 무엇일까.

나의 디폴트 값은 '정상' 다른 말로 '평균'이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과 다양한 선택이 존재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은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20세기에 들어와 여성의 참정권이 보장되기 전에는 남성들은 여성의 참정권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남성, 주류세력이니까. 그들에게는 참정권이 있으니까. 이성애자들은 성소수자의 권리를 생각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이성애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이 왜 지속적으로 시위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비장애인들은 불편하지 않으니까.


내가 속하지 않은 세계에 사는 사람들을 나는 진정으로 동등한 마음에서 마주하였을까. 나는 알게 모르게 그들이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다시 말해서 무언가가 부족하거나 결핍되어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도울 때, 평균에 속한다고 착각한 나는 그 범주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도와준다는 일말의 우월감과 자만감이 숨어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는 서로에 대한 고통의 해석체계가 빈약하다. 나는 타인의 아픔과 진실이 얼마나 섬세하고 여린 것인지 알지 못한다. 안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던 것은 교만이다. 그것은 일종의 폭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민감해지고 싶다... 배우고 싶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좋은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나를 정말 사랑하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