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믿음. 신념
"내가 나로 살아감"이라는 주제는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가. 46년을 살아오면서,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나로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는 것을. 사랑, 믿음, 그리고 신념. 이 세 가지는 마치 삼각대처럼 나를 지탱하고,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를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첫째, 사랑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와 가까운 이들을 사랑하는 태도와 결정. 사랑하는 몸짓과 사랑하는 언어, 비언어적 메시지가 우리 모두를 살아나게 하며 선순환으로 나를 또한 사랑하게 끌어안는다. 46년을 살아오면서야 비로소, 그 사랑이 없이는 나 자신이 존재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그 사랑이 나와 내 가족, 내 공동체에 국한된 자기중심적인 사랑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최근 몇 해, 가까운 이의 죽음과 딸아이의 학폭위를 겪으면서 나는 사랑의 범위를 다시 그려야 했다. 그 가해자는 동네의 부랑아 아이였다. 가정폭력의 피해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야근과 고단함으로 인해 저녁마다 방치했던 그 아이는 동네의 수많은 아이들과 그 부모에게까지 상처를 입혔고, 내 딸에게까지 자신의 가시와 고통을 전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도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이제 나의 사랑은, 나의 시선을 넘어서는 곳까지를 향하고자 한다. 올해를 시작하며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한 아이를 지정해 후원하는 일을 뒤늦게서야 시작했다. 정보를 요청했는데 큰아이와 동갑의 중3 남학생이었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 이제 나 자신의 사랑을 더 넓히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게 하며,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의 아이와 외로운 지역사회의 한 사람, 더 나아가 북한의 어린이들과 세계의 약자인 여성을 사랑하게끔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둘째, 믿음
하나님에 대한 믿음, 나 자신에 대한 믿음, 남편의 헌신적인 사랑과 책임감에 대한 믿음. 또한, 지금까지 우리 부부가 애써왔고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자원 안에서 두 아이가 영향을 받고 심긴 것들이 열매로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믿음이다.
이 믿음은 생명력을 더하고, 또 다음 믿음의 스텝에 영향을 미친다. 내가 지금까지 옳다고 믿었던 가치관과 신념, 신앙관과 인간관은 4050 플래너로 15년을 살아가고자 하는 나의 길을 이끌어갈 것이다.
이 모든 믿음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되고, 때로는 나를 아프게 했지만 나의 부모가 헌신적인 사랑과 무조건적인 용납으로 심겨준 사랑에 대한 신뢰에서 발전되었다. 10대 이후의 20대와 30대, 40대까지 이어진 인간관계의 풍성함과 깊이가 사람 존재에 대한 가치를 믿음으로 자라게 해 주었고,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 또한 이 믿음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셋째, 신념
세상의 정의와 공의에 대한 신념이 나로 살아가는 데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것은 매우 상식적이며 보편적인 신념이다. 나 자신의 선택,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 신념은 뿌리와도 같다.
신념은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만들어준다. 때로는 세상이 내게 다른 길을 제시하고, 더 쉬운 선택을 유혹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내 안의 신념은 나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한다. 정의와 공의, 사람에 대한 존중과 약자를 향한 연대. 이런 신념들이 나를 나답게 만든다.
나가며
이 세 가지—사랑, 믿음, 신념—를 더 깊이 가꾸는 4050이 되고 싶다. 46년을 살아오며 쌓아온 이 세 가지를 이제는 더 넓고 깊게 펼쳐나가고 싶다. 내 시선이 닿지 않는 곳까지 사랑을 확장하고, 내가 믿어온 것들을 더욱 단단히 붙들며, 세상의 정의와 공의를 향한 신념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나로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결국 이 세 가지를 품고, 가꾸고, 나누는 삶이 아닐까. 앞으로의 15년, 나는 이 세 가지를 더욱 깊이 뿌리내리며 살아가고자 한다. 그것이 바로 내가 나로 존재하는 이유이자, 나를 나답게 만드는 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