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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하 Jul 18. 2024

일하는 나의 정체성을 찾아서

니터(Knitter) 회고 워크숍

프리랜서의 삶을 살아보겠다고 도전한 2024년 상반기. 

매달 월말에 '내맘대로 회고'라는 타이틀로 월별 회고 기록을 남겼다. 


말 그래도 나의 전반적인 삶에 대한 회고를 하고 싶었지만, 매일의 기록이 꼼꼼하지 않다보니 점점 일 위주의 회고가 되어가는 것 같기는 했지만, 그게 어떠하든지 월말 회고를 했고 그 기록을 쌓았다는 것이 중요했다. 


월별 회고는 커녕 매일 일기도 쓰지 않던 사람이 모닝 페이지를 매일 쓰고 리추얼 기록을 2년 가까이 쌓으며 드문드문 써내려간 3년 일기장을 읽어보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진하게 느낀다. 


사실, 상반기 회고가 필요하다고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리저리 벌린 일들을 쳐내느라 바빴고, 벌려 놓은 일들이 생계에 아주 작은 보탬을 되지만 생계를 책입져 줄 수 없기 때문에 생계를 지켜줄 일까지 챙겨서 하느라 하루도 안쉬고 일한 주차가 꽤 되었다. 어찌저찌 벌려놓은 일들이 대략적으로 익숙해지고 마무리가 한 차례 된 7월 초가 되니 모든 에너지가 바닥이었다. 그 동시에 앞으로의 생계를 책임져줄 새로운 일을 찾아야한다는 압박감, 나름 별려놓은 일들이 다른 일로 연결되는데까지 기다려야하는 시간들이 무서웠다. 


그렇게 기력없는 손가락으로 휘리릭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다가 해리님의 브랜드 니터(Knitter)에서 상반기 일을 재해석하는 회고 워크숍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책방 알바를 하고 빠듯하게 참여하겠지만 지금의 무력감에 휩싸인 나에게 어떤 방식으로라도 인풋(input)을 넣어주어야한다는 생각으로 신청했고, 그 시간으로 위로와 힘을 얻고 머리가 명료해지게 정리되는 느낌이 들어 하반기 방향성을 설정하는 회고 워크숍도 신청했다. 


니터 회고 워크숍 전에 일하는 나의 키워드를 정리하는 것은 '변화의 기회를 만드는 사람', '공들여 듣는 사람' 이었고 인터뷰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내세웠고 소규모 브랜드와 인터뷰 일을 한다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상반기에 나를 찾아온 일은 아래 두 가지가 전부였다.

1) 밑미에서 요청했던 브랜드의 프로그램 구매자/비구매자 대상 브랜드에 대한 인식 경로, 브랜드 구매 경험, 브랜드 구매 유지 동기, 브랜드 비구매 이유, 브랜드에게 바라는 점 등에 대한 인터뷰 프로젝트

2) 밑미의 메이트 리추얼 기록 전시인 '오프 더 레코드'의 메이트 클래스 기획과 전시 큐레이션


그럴 수밖에 없다. 어디다 나를 써달라고 요청하지도 하다못해 잡코리아나 사람인에 나의 계정을 오픈하지도 않았기에 단순히 인스타그램에 나의 포트폴리오를 마련해두었다고 해서 일을 제안받는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만의 '선넘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로인해 사적인 서점에서 '퇴사 전, 나를 찾는 셀프 인터뷰 : 나는 나를 잘 알고 있을까?' 워크숍을 진행했고, 프리랜스 에디터인 프랜님과 '일의 바다에서 나만의 항해하기' 워크숍을, 요즘사의 파인더스 클럽 2기에서 '문장으로 시작하는 에세이 쓰기'모임과 '<인터뷰 하는 법>을 읽고 인터뷰 기획하기' 모임을 기획하고 진행하였다. 물론 이 외에도 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을 읽는 '하루 산책' 모임도 시도했고, 독립출판물 글쓰기 모임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니터 워크숍을 통해 정리한 바는 아래와 같다. 


<상반기 일을 재해석하는 회고 워크숍>

- '기획'하는 일을 많이한 상반기

- 두려움, 막막함, 불안, 성취감(=자기효능감), 즐거움, 자신감, 기쁨, 뿌듯, 무기력감의 요동치는 감정을 겪었던 상반기

- 스스로를 칭찬하는 시간으로 나의 마음까지 살펴본 시간

- 별로 한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6개원 전과 비교하면 많은 경험과 기술이 생겼다는 점

- 기획자, 퍼실리테이터,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다는 타인의 피드백과 칭찬을 경험

-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이다. 

- 기록을 더 꼼꼼히하자.


<하반기 방향성을 설정하는 회고 워크숍>

-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지속하고 사람들에게 그 기록을 공유한다.

- 해당 일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겸손한 자세를 갖되, 자신감이나 적극성을 낮추지는 않는다.

- 칭찬 받은 것과 좋은 피드백은 기록하고 공유한다. 

- 독립출판물 제작, '기획자'로서의 할 수 있는 일 도전, 참여형 프로젝트를 시도한다. 

- 나의 일기록, 칭찬기록이나 좋은 피드백과 관련된 기록은 나와 협업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기록한다. 


상반기를 돌아보며 회고를 하면서 '기획'하는 일이 많았음을 깨달았고, 이전 ngo에서 기획을 많이 해봤던 경험들이 이렇게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터뷰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는 마음에 일을 인터뷰와 관련된 것으로만 한정지어 생각했다는 것도 해리님의 조언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하반기 방향성까지 정리하고 나니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야할 것들이 명확해진 기분이었다. 


니터 워크숍을 마친 후 내가 정리한 나의 키워드는 '사람과 장면에서 다양한 발견과 질문을 하고 변화와 경험을 만들어 내는 사람'으로 다시 정리했다. 사람들에게 무언가 전달하고 싶어하고 경험하게 하고 싶어하는 '기획자'라는 다른 표현이다. 나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경험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변화의 지점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도 좋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일 수도 있고, 중요한 선택을 하는데 기반이 되는 자원형 경험일 수도 있다. 그 무엇이든간에 그런 다양한 기획을 하는 자리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전보다 진하게 들었다. 


기획자이자 퍼실리테이터가 필요한 분들,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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