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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니 Aug 26. 2024

100세까지 지속될 나의 성장 드라마

이 드라마는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고증에 신경을 쓴 탓인지 세세하고, 때론 지루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차라리 유튜브에서 1시간 분량의 요약 편을 보는 게 훨씬 재미있을 거라 권하고 싶다. 하지만 사실 이 드라마는 아직 촬영 중이다. 왜냐하면 100세까지 계속될 나의 성장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이미 앞선 글에서 언급했듯이 나의 본격적인 사회생활은 30대 초반에  전문대학에서 교수직으로 시작했다. 기대와는 달리, 그 직업이 내 적성에 맞지 않음을 깨달았지만, 생계에 대한 걱정 때문에 무려 8년이나 버틴 끝에야 사직서를 냈다. 그 후, 좀 더 나은 삶을 기대하며 박사 학위 취득에 몰두했지만, 학위 취득 후에도 인생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았다. 이 직장, 저 직장을 전전하며 결국 50대가 되었다. 가장 억울했던 건 내가 가볍게 대충 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힘겨운 프로젝트들을 맡아 잘 해내기도 했다. 물론 몇 번의 쓴 실패도 경험했다.


50대에 접어들면서 그저 그런 삶에 대해 후회가 생겼고, 큰 도전을 해보고자 했다. 그래서 모 회사의 영상 제작 본부의 리더로 추천을 받게 되자 짧은 고민 끝에 이직을 결심했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도 상관이 없었다. 도전적으로 살다 보면 실력도 늘고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신생 조직을 맡아 운영하면서 몇 가지 작은 성과를 이루기도 했지만, 결국 1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권고사직을 당했다. 그 퇴사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정말 아팠다.


이렇게 특별할 것 하나 없는 나의 연대기에 기록된 쓰디쓴 경험들이 어느 날 갑자기  감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퇴사 이후 매일 모닝다이어리를 쓰면서 일상과 하루를 성찰하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나는 확실한 미래도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성형 AI 공부와 유튜브 영상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이라 내적 갈등이 상당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일 모닝다이어리를 쓰면서 상황을 직시하고 분석해, 최선의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정말 미묘한 변화지만 작은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친인척이나 친구들의 도움 없이도 8월 26일 현재, 유튜브 구독자가 135명으로 늘었고, 어떤 영상들은 조회 수가 1,700회를 넘었다. 소수의 시청자들이 감사 인사를 전하기 시작했고, 질문을 남기기 시작했다. 16강을 목표로 준비 중인 ‘공간디자인과 생성형 AI’에 대한 강의 자료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4달 전만 해도 생성형 AI에 대해 초보자에 불과했던 내가, 이제는 작은 변화의 시작을 경험하고 있다. 이것을 주체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위한 신호탄으로 여기며, 그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듯 열심히 사는 유튜버의 삶은 불안정하고 치열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점은 나보다 먼저 시작해 앞서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들은 이 분야에서의 성공을 증명하는 선구자이자 롤모델이며, 그들이 공개한 콘텐츠는 초급, 중급, 고급 지식을 알려주는 훌륭한 스승들이다. 그들이 없으면 나의 발전과 성공도 기대하기 어렵다.

나의 성장은 건강상태의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직장 생활을 할 때, 불규칙한 야근과 업무 스트레스가 운동에 대한 의지를 약하게 만들었고 몸무게가 거의 80kg에 육박한다. 하지만 퇴사 후에는 거의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매일 6km 이상 달리고, 30분 이상 기구 운동을 해왔다. 심리적으로 모든 불안감을 떨쳐내기는 어렵지만, 체중은 70kg 이하로 줄었으며 건강은 이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토요일에는 야외에서 처음으로 10km를 완주했다.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5km 반환점에 도달했을 때, 무덥고 습한 여름 공기 때문에 몸이 무거워졌다. 또한 러닝머신에서 뛰던 습관 때문에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는지 숨 쉬기가 매우 불편했다. 이번 도전은 실패로 끝날 게 자명해 보였다. 그순간 앞에 시속 5.2km 정도의 페이스로 천천히 그러나 강직하게 뛰는 러너가 보였다. 그 사람을 앞질러가다 중간에 포기하는 것은 왠지 부끄러울 것 같아 같은 페이스로 뒤를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속도를 늦추고 그 사람을 따라 뛰다 보니 어느새 10km 종착점에 도착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그 과정을 통해 큰 교훈을 얻었다.

'나의 인생이 힘들었는 이유는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었구나!'

좀 더  여유를 가지고 페이스를 늦추며 다른 사람들과 발을 맞춰 뛰었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인생은 마라톤에 비유되곤 한다. 따라서 나는 아직 실패한 게 아니고, 나의 성장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니까.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챕터가 더욱 기대된다.



저는 50대 퇴사자로서  매일 모닝다이어리를 쓰고, 주말에 한 번 정리하면서 스스로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다분히 개인적인 글이지만, 보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작성하고자 합니다.    
제 유튜브 채널 링크 :  https://www.youtube.com/@CreationInA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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