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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산 Jun 26. 2024

발음이 안 되는 배우라니!

기본은 합시다

중년이 되니 꼰대라는 말이 두렵다.
권위를 앞세워 옛날 생각으로 잔소리나 늘어놓는 사람이라니.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말을 아끼는 것이 좋다.
그런데 세상에 할 말이 많아질 때가 있다.
이건 너무 하는 거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한 마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서 나만의 글쓰기 공간인 브런치에 남겨본다.
꼰대라고 해도 할 말은 해야겠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아내 덕에, 데이트하는 심정으로 같이 드라마를 볼 때가 많다. 물론 보다 보면 나도 빠져드는 좋은 이야기도 꽤 있어 불만 없다. 다만 불만은 발음이 안 되는 배우들에게 있다.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어려운 배우들이 왜 이리 많은가? 이야기를 좇아야 할 시간에 ‘뭐라는 거야’ 되뇌며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몹시 언짢은 경험이다.


예전엔 배우 연습의 기본이 발음이었다. 대사 전달이 안 된다는 건 연기를 시작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같은 단과대 소속이었던 연영과 친구들이 열심히 입 체조를 하며 발음 연습을 하던 모습이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수업 후에는 건물 옥상에서 “아, 에, 이, 오, 우” 복식호흡을 가다듬으며 소리 지르던 모습도 또렷하다. 그래서 배우들의 발음은 명확했고, 음성은 널리 퍼졌고, 따라 배울만 했다.


요즘 발음이 안 되는 배우들의 특징은 입과 혀를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음이 바뀔 때마다 입모양을 명확히 바꿔주어야 하는데, 왜 그리 매가리가 없는지 입을 당최 움직이지 않아서 입안에서 우물거리는 발음이 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말하는 게 요새 어린 친구들의 특징인데, 보통 생활에서야 그리 하건 말건 할 말 없지만, 대사를 전달하는 사람이 그러면 임무 방기라 하겠다.


부탁하고 싶다. 기본은 훈련시키고 방송에 내보내자. 말귀를 못 알아듣게 말하는 사람을 어찌 배우라고 할 수 있겠나. 한 달만이라도 입과 혀의 근육을 훈련시키고, 복식호흡으로 소리 전달하는 법을 가르쳐 내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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