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유치원에 갔다. 생각보다 적응을 잘했고 울기는 했지만 '갔다, 왔다'라는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유치원 앞에서 우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다. 그때 조금이라도 빨리 알았어야 하는데, 나도 아이와 떨어지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단호하지 못하게 행동했다. 아이의 우는 눈물에 마음이 쓰였고 안타까웠다. 그리고 기나긴 등원 거부가 시작되었다.
떨어지는 잠깐 울기는 해도 유치원 안에 들어가서는 울음을 그치고 잘 생활했었는데 어느 날 전화가 왔다. 너무 울어서 힘든 것 같다고. 얼른 데리러 갔고 하루면 될 줄 알았던 등원 거부가 시작된 지 이제 3주가 지나가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내가 너무 단호하지 못해서 아이가 더 힘들었나. 속상하고 힘 빠지고. 달래도 보고 유치원은 꼭 가야 하는 거라 안된다고 혼내기도 해 보고. 어떤 날은 울면서도 유치원에 들어갔고, 어떤 날은 아침부터 가기 싫다고 울고, 어떤 날은 선생님 손을 잡고 소리소리를 지르며 들어갔고...
그리고 오늘은 선생님과 상의하고 유치원에서 나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선생님께 부탁해서 전화를 하라고 했다. 그럼 엄마가 바로 가겠다고. 작은 위안이 되었나 잘은 모르겠지만. 울면서도 선생님 손을 잡고 걸어 들어갔다.
처음에는 울고 들어가는 모습에 유치원 안에서 더 울면 어쩌나, 안 울고 가기로 약속했는데 아직도 안 되는 것인가.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 옆에서 위로의 말이 들려왔다. 울었지만 예전에는 발을 안 움직였는데 지금은 자기 스스로 갔다고, 적응을 다시 잘한 것 같다고. 그제야 아이가 스스로 걸음을 떼서 가고 있는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랬구나. 네가 노력을 하고 있었구나. 너의 작은 발로 너는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구나. 조급한 마음에 그것을 보지 못해서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의 하루 속에. 아이가 자라나는 하루 동안에도 엄마의 마음 안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 하루 속에 작고 작은 소중한 것들을 찾아야지. 네가 노력한 것. 잘한 것. 그래 앞으로 그런 것들을 더 많이 보기로 노력할게.
조금의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부디 아이가 안에 들어가서는 크게 울지 않고 놀다가 전화해주기를. 근처 카페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엄마도 조금 서툴러서 너를 혼란스럽게 했나 그래서 다시 적응을 하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인가. 너무나 미안하다. 그래도 자책은 이제 그만하고 조금 더 나은 방법이 무엇인가 고민해보고 실천할게. 그리고 힘내서 네가 가있는 동안 마음을 정돈하고 다시 만날 때 더 힘 있게 맞이해줄게.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