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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알렌살롱

자, 이제 본 게임을 시작할까?

게임 좋아하는 85년생 여자 사람 이야기 2 (롤플레잉 게임 편)

by 나미

안녕하세요, 알렌 작가님의 티콤 짝꿍 땡글꼬마입니다.

평범한 여자 사람의 게임 이야기 1편 잘 읽으셨죠? 혹시 2편 언제 올라오나 기다리고 계셨나요? 그렇다면 칭찬 하트 오백 개 보내드립니다. 히히-


오늘 이야기의 시작은 1999년 여름, 중학교 2학년 여름 방학의 어느 날에 인생 게임을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1999년 8월 여름방학, 인생 게임을 만나다


친구 집에 놀러 갔다 돌아온 동생이 저에게 CD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누나! 이거 한 번 해봐,
누나가 좋아할 것 같아서 빌려왔어.
응? 이게 뭔데? 파랜드 택틱스 2?
오~ 그림은 확실히 내 취향이네! 그래 한 번 해볼게 땡큐!!


동생이 나가고 난 뒤 저는 별생각 없이 게임을 실행했어요. 오프닝부터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의 캐릭터가 나오는 것이 정말 딱 내 취향이었죠.


'짜식, 누나 취향도 간파하고 마이 컸군!'



게임 시작과 동시에 나는 엄청난 속도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 이 게임만은 도중에 그만두기가 어려웠어요. 저장과 불러오기는 가능하지만 종료는 누를 수 없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 말이죠.


비교적 쉬운 전투 방식과 지루할 틈이 없는 시나리오 전개, 몬스터 마저 귀여운 이 게임에 푹 빠진 저는 그렇게 3일 밤을 지새워 엔딩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내가 롤플레잉 게임에 빠지게 된 이유


롤플레잉 게임(Role-Playing Game, RPG)은 참가자 각자에게 할당된 캐릭터(플레이어 캐릭터)를 조작하고 일반적으로는 서로 협력하여 가상의 상황에서 주어지는 시련을 극복하고 목표 달성을 목표로 하는 게임의 일종


현실 속의 나는 약하지만 게임 속의 나(캐릭터)는 몬스터를 처치하며 레벨을 올릴수록 강해집니다. 게임 속은 가상현실이지만 그 안에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죠. 현실의 저는 모든 것이 다 모호한 상태였거든요.


게다가 혼자가 아닌 각자의 특성과 무기가 있는 동료들을 만나 함께 시련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죠. 현실의 나는 그저 그런 평범한 학생일 뿐인데 말입니다. 현실 속의 나보다 컴퓨터 안에 있는 가상현실 속의 게임 캐릭터가 더 매력적이게 보인 것이죠.


이후 저는 서점에 가서 게임 잡지를 사서 보거나 돈을 모아 원하는 게임 타이틀을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20년 전의 일이라 플레이 순서가 정확하지 않지만, 최대한 기억을 더듬어 그동안 플레이한 게임 리스트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자, 함께 추억 여행할 준비 되셨나요?






환세취호전

환세 시리즈 중 하나로 컴파일의 명작 RPG 게임으로 재미있는 시나리오 전개와 특별히 공략을 알지 못해도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전작 환세희담에서 아군으로 등장했던 호랑이 민족 출신 권법가 아타호가 주인공으로, 맹호권의 계승자로서 무투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죠. 나무 위키 바로가기



배경음악만 들어도 신나는 게임으로 기억합니다. 전투 효과음도 매우 찰진 타격감을 주었죠. 특히 시나리오 전개 상 아타호 특유의 유머가 재밌었습니다. 싸우다가 '도주'를 누르면 뒷걸음치며 사라지는 장면이 저의 웃음 포인트였어요. 일부러 '도주'를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ㅋㅋ




파랜드 택틱스 2

파랜드 사가 1과 함께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고전게임. 한국에서는 게임 매거진을 발행한 게임 미디어(GM)에서 '파랜드 택틱스 2 : 시간의 이정표'라는 이름으로 정식 발매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파랜드 택틱스 2>라고 불립니다. 나무 위키 바로가기



정말 인생 게임이라고 꼽을 수 있는 게임 중의 하나입니다. 이 게임을 시작으로 롤플레잉 게임에 빠지게 되었으니까요. 한창 그림쟁이로 열을 올릴 때 코믹 참가를 목표로 이 게임의 주인공들을 그려서 팬시 용품 기획을 하기도 했어요. (게으름에 의해 무산되었다는 것은 안 비밀..)


직접 그리고 채색한 카린




파랜드 택틱스 1

일본 원제 <파랜드 사가> 시리즈의 1편, 사신을 부활시켜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마족 발가로부터 세상을 지켜내기 위한 9명의 영웅들의 전투와 여정을 담은 스토리. 카린의 어린 시절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 위키 바로가기



파랜드 택틱스 2를 클리어한 후 시리즈 물인 전작이 궁금해서 플레이를 했죠. 하지만 2에 비해 전투가 너무너무 많아서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귀여운 카린의 어린 시절과 캐릭터 육성, 시나리오 읽는 맛으로 끝까지 클리어했지요.




파랜드 택틱스 3

파랜드 오딧세이 - 부제 '전설을 계승하는 자' 한국에서는 유통사의 만행으로 <파랜드 택틱스 3>이란 제목으로 나왔죠. 그 때문에 파랜드 사가 시리즈를 기대하고 샀던 많은 사람들이 낚여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무 위키 바로가기



저 또한 파랜드 택틱스 연작인 줄 알고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전투 방식과 등장인물 모두 새롭게 채워져 있어서 당황했었죠. 하지만 역시 제가 느끼는 롤플레잉 게임의 매력은 동일하였기에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주인공 아크와 그의 본체로 평가받는 아미(좌) / 실제 주인공으로 평가 받는 카인(우)


게임 상에서 아크는 대사가 없어요. (아미가 말을 하죠) 그래서 상대적으로 수다스럽고 특유의 익살스러움의 매력이 있는 카인이 더 주목을 받았는데요, 저 또한 카인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캐릭터 성능은 물론이고 성우도 찰떡같아서 너무너무 좋았어요! 키키키-




파랜드 택틱스 4

파랜드 오딧세이(한국판 파랜드 택틱스 3)의 후속작으로 한국에는 <파랜드 택틱스 4>라는 제목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전작과 달리 음성을 더빙하지 않고 일본어 음성을 그대로 사용했던 것이 당시 게임을 할 때에 특별하게 느껴졌었죠. 나무 위키 바로가기



파랜드 오딧세이 1의 일이 있은 지 8년 후의 델타니아 대륙은 결계가 사라지고 외교가 활성화되어 풍요로운 곳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풍요로운 델타니아 대륙의 토지를 노리고 마법왕국 하인갈드가 침공을 해오죠. 갑작스러운 침공에 일부 영토를 점령당한 델타니아 제국은 정예 용병을 선발하여 제국군을 정비한 뒤 반격을 시작합니다. 이 정예 용병 중에 이 게임의 주인공인 '유니'가 있는 것이죠.


주인공 '유니'와 함께하는 동료로 오딧세이 1에서 나온 '카인'과 '아크'가 등장합니다. 여전히 매력 터지는 카인은 주인공 유니를 깔아뭉갤 정도로 여전히 성능이 좋았고 존재감도 뿜 뿜 했죠. 전투 방식도 턴 방식으로 회귀해서 좋았는데 전체적으로 매우 재미없었던 게임 중에 하나였어요. 엔딩은 봐야지 싶어서 끝까지 하긴 했지만요.




레이디안 : 심연 속으로

1999년 '가람과 바람'에서 개발하고 '카마 엔터테인먼트'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발매한 액션 RPG 게임입니다. 본작의 개발사인 '가람과 바람'은 씰, 나르실리온 등으로 잘 알려진 곳이며 본작은 앞의 두 작품과 함께 가람과 바람 3부작으로 취급되며 그중 첫 번째 작품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주인공 '엘렌'이 나르실리온의 남녀 주인공인 '레이나'와 '엘'의 딸이기 때문에 시간 연대상으로는 가장 나중의 이야기죠. 나무 위키 대신 뿌리의 이글루스



이 게임은 제가 구입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게임 잡지를 샀을 때 함께 받은 부록이었어요. 일러스트도 괜찮고 무엇보다 국산 롤플레잉 게임이라는 사실이 구미를 당겼습니다. 게임 잡지에는 해당 게임의 소개와 몇 가지 팁이 있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게임 매거진에서 신규 게임을 소개할 때 기자들이 작성하는 글'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군요.


플레이했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 게임은 정말 어려운 게임이었습니다. 레벨이 따로 없고 전투 시에 얻는 경험치를 사용해 스탯을 올려야 했거든요. 생각 없이 올리면 똥망 캐릭터가 탄생하는 것이죠. 게다가 전투도 턴 방식이 아닌 액션 타입이라 다굴 맞으면 그대로 사망이었어요. 필드에선 세이브가 되지 않아서 죽으면 다시 처음부터 해야 했습니다. (극강의 난이도...) 액션 RPG 게임인데 액션은 지루한 그런 게임이기도 했고요. 뭔가 추천할만한 거리가 없는 게임이랄까...


그렇지만 저는 매일 꾸준히 투자하여 엔딩을 보았습니다. 첫 엔딩을 본 후에 공략집을 찾아보면서 두 가지의 엔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세이브 파일을 불러와 다른 엔딩을 볼 때까지 플레이를 반복하기도 했었어요.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오기였나 싶기도 하고요. 그래도 엘렌의 직업인 '마검사'가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캐릭터 직업군에서도 가장 필요하고 기본적인 유닛이 '검사'임을 알지만 전투 요소가 재미없어서 저는 '원거리 혹은 마법' 쪽을 더 선호하거든요.





여기까지 제가 해 본 PC용 롤플레잉 게임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어떠셨나요? 추억 소환하는 즐거움을 느끼셨나요? 개인적인 경험을 나열한 글이라 전문적인 내용이 부족하지만 모쪼록 재밌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Title image : Photo by Carl Raw on Unsplash


참고 사이트

https://m.blog.naver.com/ozoo2/221385172032

https://yrsgw.tistory.com/96

https://m.blog.naver.com/ozoo2/221373801709

https://swpfun.tistory.com/376

https://m.blog.naver.com/atlus01/220797253522

https://cooltime.tistory.com/709

http://egloos.zum.com/jampuri/v/751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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