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 찍기 전, 그리고 1년 후 지금
10kg쯤 빼겠다고 찍었던 바디프로필 이후, 건강 상태는 어떠냐고?!
한껏 살크업 되어 있다. 사진으로만 봐도 거죽의 두께가 짐작되는 듯하다.
바프 준비하는 동안 10kg 정도 빼 놨는데, 석 달 지난 후부터 조금씩 불어난 몸무게는 일 년쯤 지나니 다시 +8kg쯤 되었다. 좌절...
다시 몸이 무거워지고 커지니, '이대로 괜찮나' 하는 막연한 걱정이 습관처럼 찾아왔다. 몸을 좋아해주기로 해 놓고, 익숙하게 생각하던 습관에 잠겨 '여리여리한 몸이 아닌 나'에 관한 고민이 고개를 든 것.
한 번 길이 난 자리로 사람들이 다니기 때문에, 다니던 길은 넓어지고 다니지 않는 길은 무성히 풀이 자란다. 새로운 길을 내려면 불편을 감수하고 풀을 자근자근 밟고 젖혀놓아야 하는 법. 생각도 마찬가지다. 생각을 바꾸어 먹으려면, 자꾸자꾸 되뇌어야 한다 익숙해질 때까지. 내 몸은 지금 건강하고, 건강하면 그만이라고.
생각길 나도록 도와줄 건강함의 증거는 사진에서 찾았다.
2년 전에는 라운드숄더도 있었고, 골반은 앞으로 휘고 과신전도 더 심했다. 지금은 전반적으로 개선된 상태인 게, 사진으로도 한눈에 보였다. 내 예전 자세는 복근, 둔근, 햄스트링이 약해서 나타나는 것. 또 기립근과 대퇴쪽이 뻣뻣한 탓도 있어서 마사지도 잘해주어야 했다.
몸무게는 지금 더 많이 나가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겠다. 습관적으로 아프던 허리도 요즘은 조용하고, 컴퓨터만 보면서 직업병처럼 가졌던 목과 어깨도 가뿐하다. 근육이 제법 자리를 잡아놓으니 전반적인 수행능력도 향상됐다.
급한 목표를 잡고 달렸던 3개월의 바디프로필 준비 기간보다, 그 이후 꾸준히 즐기면서 운동해온 1년이 훨씬 더 건강하고 탄탄한 몸 만들기 시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기동력을 위해 몸을 좀더 가볍게 만들 필요를 느낀다는 정도면 되지, 살이 쪘다는 사실만으로 불안하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겠다 싶다. 나 잘하고 있다!
까불고 건강해졌다고 타령타령 했지만, 사실 살이 쪘다는 건 식습관이 나태해졌다는 증거다. 원체 위장이 약한데 맵고 짜고 단 밀가루를 좋아한다는 건 치명적으로 나쁜 습관이다. 이건 고쳐나가야 할 부분. 나는 기한이 있어야 조금 더 잘하니까, 2022년 한정이라 생각하고 잘해보자. 내장 프로필 같은 거 유행 안 하나? 그럼 신나게 또 준비할 텐데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