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1주1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명상하는사업가 May 04. 2020

피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

 - <피부는 인생이다> by 몬티 라이먼 의 책을 읽고

흠.. 피부에 대한 이야기라..  이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피부는 인생이다 라는 책은 지금의 나에게는 조금은 생소한 주제라고 느껴졌다.

그도 그럴것이, 각종 피부 마사지, 미용에 신경쓰던 나의 20대 시절은 과거로 지나가고, 현재의 나는 아이가 쓰는 로션을 얼굴에 바르기도 버거운, 피부에게 무심하게 되버린 삶을 사는 나였기 때문이었다.


 ' 피부가 나에게 무슨 의미였더라 ?' 를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주제였다.


과거에 피부가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를 생각해보면, 그때는 ' 젊은이라면 모름지기 빛나야 하는 상징' 같은 것이었다. 젊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빛나는 피부, 건강한 빛깔의 피부는 항상 갖고 싶은 주얼리, 명품가방 처럼 끊임없이 욕망하는 '젊음을 완성하는 미의 결정체' 였던것 같다. 그게 젊은 시절 내가 내린 피부의 정의 였고,

미용산업 소비의 당위성을 외치는 광고에, TV프로그램에,  나의 눈이 멀어서 남들이 좋다고 하는 화장품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서 쓰고, 피부과와 마사지를 다니며 그게 참으로 당연한 행동이라 여겼던것 같다. 모름지기 20대 여성은 이렇게 피부관리를 받는거라고.


현재의 나는 굉장히 삶전체가 전인적인 관점으로 바뀌었다. 지금 글쓰며 다시 느끼지만 나란 사람이 생각하는 많은 가치들이 아이를 낳기 전과 후로 크게 달라진 것 같다.  

나에게 있어 피부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 교류하는 표면의 공간이다. 아이와 남편, 친구, 동료 모두 피부를 통해 관계를 확인하고 느낀다. 누군가를 만나면 누군가의 피부가 닿게 된다. 그게 악수일 수도, 가볍게 어깨를 치는 것일수도, 팔짱을 끼는 것일수도 있다. 그 피부를 통해 상대방의 감정이 전달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인생에 있어서의 피부의 의미이다.


저자 몬티 라이먼은 의과대를 처음 들어갔을 때 이유를 모르게 생긴 습진과 가려움에 의해 피부에 매료(?)를 느껴서 피부과 전문의가 되었다. 그리고 그가 많은 연구와 탐색을 통해 피부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집대성하여 쓴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각 챕터 별로 많은 관점의 피부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있고, 흥미로운 부분 부터 골라 읽을 수도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7. 심리적피부와 8. 사회적피부 챕터 부분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래서 책에 나온 피부의 심리적/사회적인 이야기를 좀더 정리해보고자 한다.


다윈은 얼굴이 붉어지는 변화가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며 사회적 환경에서 수치심이나 수줍음을 느낄때 비자발적으로 나타나는 신체반응이라고 보았다. 혼자 있을때는 어딘가 어색하고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느껴도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이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사회적 규범이 깨젔음을 인지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이며 자신의 실수를 용서해 달라는 신호로 비친다는 것이다. ... 체면이 잠깐 깍이는 것이  사회적 유대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피부는 인생이다>  246 P



피부 또한 인간이 사회적 관계를 잘 유지할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에 놀랍지 않은가.

피부가 빨개지는 것은 내가 말을 못해도 나의 감정을 드러내고, 그것이 사회적 호감으로 이어질수 있도록 하는 인간적 진화의 산물인것이다.






인간은  몸에 문신을 새길까 ? 태평양 지역에 사는 마오리족이나 에티오피아의 하마르족처럼 문신이  사회의 제도가 되어 사회적 결속과 소통의 수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 반면 현대사회의 서구식 문신은 개성과 반항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과거의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에서는 수백년 동안 피부에 표식을 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했다. ...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인체 장기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개인적이기에 가장 사회적인 기관이 되었다. ... 피부에 영원남을 의미를 새기면 피부는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나타내는 엄청난 힘을 갖는다. ... 의복과 화장으로는 더이상 두각을 나타내기 힘든 천편일률적인 세상에서 문신은 각자 생각하는 가장 이성적인  자아를 밖으로 드러내는 수단이 되고 있다.

                                 <피부는 인생이다> 298p.


 문신이 요즘 유행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 때문인것 같다. 다들 비슷한 브랜드를 소비하고 비슷한 영상을 찾아본다.  그리고 거의 동일한 플랫폼에서 소비를 반복한다. 이런 삶에서 나다움을 지키고 나다움을 개발하기 위해서 문신이라는 오래된 도구를 통해서 다시 나를 만나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강요된 동질화가 밀레니얼 세대들한테 더욱 문신을 필요로 게 되는거 아닐까 ?



이책은 챕터별로 관심 있는 부분부터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본인이 관심있는 챕터의 과학적인 사실을 함께 읽어 내려가다 보면,  내 신체중 가장 많은 표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피부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나란 인간 존재에 대한 이해 까지 함께 깊어 질 것이다.

                                                                                              -By 란다, 식물살롱












매거진의 이전글 내면의 용기를 만나는 가장 심플한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