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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헤링본 자켓. 카키빛이 도는 청바지. 초콜릿색 꽈배기 후드 니트. 어김없이 인간 카페 모카룩으로 출근한 오늘. 우리반 여학생 한 명이 모카색 스타디움 점퍼에 짧은 갈색 플리츠 스커트, 황토색 레그워머를 신고서 교실로 들어왔어요. 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너 안추워~?' 라고 물었지만 대답 대신 여학생은 수줍게 웃기만 했어요. 원래 수줍음이 아주 많은 친구거든요. 그래서 옆에 다가가, **야, 우리 오늘 갈색톤으로 시밀러룩이네! 하며 어깨동무를 하며 웃었어요. '네에, 맞아요~'하면서 또 조그맣게 웃던 아이.
점심시간, 줄을 서서 급식실로 향하는데 그 아이가 갑자기 나를 보며 깜찍한 목소리로 '브라~운!' 하는게 아니겠어요? 그 모습이 너무 예상치 못한 훅 치고 들어오는 귀여움이라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으항항항 하고 웃어버렸어요. 그래, 맞아 우리 브라운!! 하며 손으로 머리를 슥슥 빗겨주며 귀여움의 여운을 다독였답니다.
마라탕같은 나는 솔로, 돌싱글즈와 달리 슴슴 뭉근 설렁탕맛의 느낌이었던 '끝사랑' 프로그램 마지막회를 다 보았습니다. 매 회마다 손편지로 마음을 전하고 느린 템포로 서로를 알아가고 자신의 감정을 정리할 시간을 갖는 것이 인상깊었어요. 마음만 먹으면 전화도, 문자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더 서로의 감정을 숨기고 포장하게 되는 아리송한 지금의 연애와 달리 관계의 틈 속에서 더 또렷하게 깊어지고, 가지런해지는 감정들.
화요일은 스테파와 강철부대의 날입니다. 이런 것들로 요일감을 유지하는 요즈음이예요.
아름다운 것들을 눈에, 가슴에, 머리에 차곡 차곡 채워가는 나날들이 되어야겠다,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아프지 않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