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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마다 가을을 두 눈에 가득 담았습니다.
병원 근처에 좋아하는 동네가 있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을은 늘 짧게 느껴지는 탓에 아쉬운 계절이라고들 하잖아요. 하지만 대신 강렬하게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 같아요. 깊고, 짙게.
극도로 싫어하고 미워보이는 것들이 줄어드는 만큼 아주 깊이 좋아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기대하지 않는 것은 안전하지만, 그만큼 단단하고 덤덤한 척 연기를 훌륭하게 해내야 하는 일이기도 하구요.
너무, 삶에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를.
가볍게 더 가볍게,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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