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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일상.
흔히 변화 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권태롭게 느껴질 때 그렇게 비유해 말하곤 합니다. 이미 지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 반복하는 일. 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 아닐까요. 시간은 늘 일방향으로 흘러가니까요.
그럼에도 음악의 세계에는 ‘도돌이표’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저는 이것이 일종의 타임머신처럼 느껴졌어요. 과거로 돌아가는 일처럼 느껴졌으니까요. 이미 지나온 길이기는 한데, 다시 돌아간 그 길은 아예 나의 인생에서 처음은 아닌 것. 그래서인지 또 다르게, 새롭게 느껴집니다.
저에게 도돌이표는 그런 것 같아요. 과거로 다시 떠날 수 있는 여행 티켓 같은 것. 내 삶의 어딘가에서 불쑥 나타나 ‘다시 한번 그곳으로 돌아가 보아도 좋아’ 하고 조용히 허락해 주는 것. 그래서 다시 돌아온 길을 거슬러 갔다가 이곳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왠지 조금 달라진 기분이 듭니다. 다시 다녀온 그곳이 더 애틋해지기도 하고, 돌아온 뒤의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진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다짐해 봅니다. 내 삶이라는 악보에 스스로 도돌이표를 그려 넣겠다고. 언제든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이곳을 잠시 떠나 다른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내고 싶을 때. 그럴 때마다 내 손에 쥐어지는 ‘돌아오기’ 여행 티켓처럼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