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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래 Nov 12. 2022

겨울잠

정신 차려보니 애쓰며 살고 있는 나에게,

최근에 한 영상을 봤다.

이건데...단어가 쉬워서 나 같은 초보도 자막 키고 보면 80%는 알아듣는다.

Joe Dispenza with Lewis Howes

끌어당김의 법칙 좋아하는 사람들은 영어공부용으로 좋다.

요새는 이 사람만 듣는데 목소리 들으면(내 스타일이 아닌데도) 기분이 좋다.


어쨌든 우연히 이걸 며칠 듣고 있는데,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직감이 뒷골을 후려쳤다.


최근까지 평일 일정은 이랬다.

아침 4시에 일어나서,

4시 반까지 짧게 명상하고 확언하고,

6시까지 전 세계 뉴스를 정리해서 올리고,

7시까지 글을 쓰거나/책을 보고,

8시까지 조금 쉬다가 애들 등원시키고,

비대면 모임이 있는 날은 참석하고,

다녀와서 운동하고 인스타에 눈바디도 올리고,

영어 공부한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고,

또 조금 시간이 나면 글을 쓰고,

애들 하원 시키고,

집안일하면서 영어강의 듣고,

애들이랑 남편 밥 먹이고,

집 정리하고...

또 애쓰며 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활동이 내가 원하는 일이었다. 하면서 즐거웠다.

하지만 애썼다.

어릴 적 아빠는 웅변대회, 자격증 공부, 올림피아드 공부, 기타 등등을 하게 했다. 그렇지 않으면 회초리나 험상궂은 표정을 만났다.

그게 20년이 되어가는데, 아빠는 여전히 후두부에서 나를 꼭두각시처럼 부리고 있었다.

아빠의 요구는 십수 년 간 이런 신호를 보냈다.


똑똑한 사람이 되어야 사랑받을 수 있어.


있는 그대로 살면 안 됐다. 뒤쳐지면 아빠에게 사랑받는 딸이 될 수 없었다. 그건 생존의 문제다.

이런 강박이 있다는 것도, 그게 아빠의 영향이라는 것도, 모두 느끼면서도 무의식에 깊게 자리 잡아 뿌리 뽑기 어렵다.


무의식이 나를 조종하는 것도 싫고,

애쓰지 않아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

그런 사람이 되면, 마음이 아파서 힘든 사람들도 안아주고 싶다.


그래서 당분간은 모든 걸 때려치우고 '겨울잠'을 즐기고 싶다.

그동안 못했던 명상도 실컷 하면서 무의식을 파헤치려 한다.


<별의 조각> 종이책 출간도 있고,

차기작을 쓰고 싶은 충동이 강해서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 같다.





ⓒ jurien huggin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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