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를 들썩이게 한 문신한 여성 비하 사건
얼마 전 지역 맘카페를 들썩이게 했던 글이 하나 있었다.
길에서 온몸에 문신을 한 젊은 여성을 봤는데 좋아 보이지 않았다는 글이었고,
그 글에는 급속도로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공감하는 댓글이었다.
개중에는 '문신충'이라며 비하하는 댓글도 있었고,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그 타투에 대해 뭐라고 설명할 거냐는 댓글도 기억에 남는다.
그냥 나와 취향이 '다름'이다. 잘못된 것이 아니다.
왜 문신을 한 사람이 후회할 것이라고 단정 짓고, 왜 그녀가 자녀를 낳을 거라 단정 짓는가.
어떤 의미로는 참 정성스럽다 싶었다. 그녀가 후회하든 말든 그것까지 걱정해주다니.
몰지각한 댓글들에 일일이 답변을 달고 싶었지만,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데 괜히 피로해지지 말자며 관심을 끊었다.
며칠 뒤, 또 다른 글이 하나 올라왔다.
용감한 누군가가 해당 글과 댓글들이 불편했다는 내용의 글을 쓴 것이다.
그리고 다시 달리는 반대세력(?)의 댓글들은 계속해서 '문신충'들이 불량스럽고 혐오스럽다고 주장했다.
물론 문신을 한 젊은 세대가 많다 보니, 불량하고 철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 중 문신을 한 사람을 다수 목격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신을 한 모든 사람들이 불량한 모습을 보여주었는가? 그렇게 일반화를 한다고?
'맘충'이라는 단어에는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던 분들이 '문신충'이라는 표현에는 서슴없다는 점을 보며 이게 바로 '내로남불'이구나 싶었다.
나는 발목에 하늘하늘한 꽃 한 송이와 어깻죽지에 이니셜 하나. 그렇게 타투가 있다.
디자인에서 유행이 지나 촌스러워졌다고 느낀 적은 있어도 부끄러운 적은 없다.
내 아이에게 뭐라고 설명할 거냐고?
예쁜 꽃을 매일 보고 싶어서 그렸고, 다른 사람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서 그렸다고 설명할 것이다.
나의 동생은 양팔에 토시 한 듯 빼곡히 타투를 채워 넣었다.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어른에게 깍듯하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사는 젊은이다.
얼마 전 피서지에서는 나는 아이를 안고 차를 기다리고 있었고, 옆에 온몸에 문신을 한 남성 둘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아이를 발견하자 죄송하다며 자리를 비켜준 일도 있었다.
'와 몸에 타투 하나 없는 사람, 진짜 꽉 막힌 것 같고 별로지 않아요?'
이런 말 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가? 타투를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하하지 않는다.
타투가 싫다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부모가 물려준 내 몸을 옥에 티 하나 없이 보존하는 게 맞다고 말한다.
인정한다. 그 의견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맘카페의 글 하나로 시작했지만, 이 얼마나 갈길이 먼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