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선택지에 절대 없던 일
2년 만에 브런치로 돌아왔다.
다시 보니 서른을 마지막으로 브런치도 멈췄다.
그렇게 두려워하던 서른을 훌쩍(?) 넘겨 어느덧 33살이 되었다.
그 사이에 나는 이사를 했고, 퇴사를 했고, 결혼을 했다!
그리고 아직 아이는 없다!
이 황금 같은 시기에 내가 선택한 건…
9급 공무원 준비!
아니, 공무원 준비라니?
부모님이 그렇게 준비하라고 했던 공무원을
내 인생에 그런 선택은 절대 없을 거라고 하더니
퇴사 후 선택한 대안이 고작 9급 공무원이라니..
9급 공무원을 선택한 이유는
아이러니한 게, 별 거 없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래도 하고 싶은 일들은 다 해봤다는 거?
뭐, 전문가가 될 만큼 했다는 건 아니지만, 짧고 굵게(?) 나름 관심 있던 분야를 선택했고
그 일들의 몇 가지 장단점 중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던지, 보람된 순간들도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거기까지란 말은,
20대에는 하고 싶던 일, 적성에 맞는 일을 찾으면서 그 일로 인해 얻는 성취감과 자아실현이 다 일 줄 알았다.
사람마다 성향은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분명 하고싶던 일과 관심 있었던 일을 이루어 가는 것에 만족감은 생각보다 짧았다.
정확히 말하면, 일을 성취하는데서 오는 만족감은 생각보다 허무했다.
오히려
아, 이 분야에서 아이까지 키운다면… 나는 절대 이렇게 못 살 것 같아
또 퇴사하겠지?
또 퇴사하고 아이 키우다가 다시 이 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래서…
공무원, 공무원 하는구나
미래가 상상되었다.
그 미래쯤엔 ‘아, 아이 없을 그때 공무원 준비라도 해볼걸!’ 이럴게 분명하다.
무엇보다 결혼을 하니, 나의 진로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 둘이 바라보는 삶을 잘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해졌고
우리 둘의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수 있게 도와주는 환경을
최대한 빨리 구축해 놓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나’의 삶보다 ‘우리’의 삶을 더 꿈꾸게 되니
대한민국의 현실에 갇혀버린 짧은 생각일는지 몰라도
나는 전업공시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