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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여행의 마지막 여정, 로마에서 이스탄불로

우당탕탕 family in Europe

by 배태훈 Mar 25. 2025

유럽여행 23일 차, 2023년 2월 6일.      


드디어. 유럽 대장정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저녁 7시 40분 비행기로 이스탄불까지 가서 다시 인천공항으로 환승하는 여정이다. 마지막 여정이 기다린다. 여행 막바지에 다들 긴장이 풀렸는지 몸살감기로 고생을 좀 한 터라 집으로 향하는 날이 기다린 상황이었다. 덕분에 여행이 끝나는 게 아쉽거나 섭섭하지 않게 되었으니 이걸 다행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11시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느긋하게 일어나서 차근차근 짐을 챙기고 테르미니 기차역으로 향했다. 토요일에 미리 사놓은 기차표는 프리티켓이라 아무 때나 탑승이 가능했다. 기차역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물 2병을 사서 12시 20분 로마 레오나르도 피우미치노 공항행 기차에 올랐다. 오후 1시도 안 되어서 공항에 도착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혹시나 하고 데스크에 가서 체크인이 되는지 물어봤더니 바로 체크인을 해줬다. 유럽에서 이런 빠름이라니. 가는 날에 바로바로 해주는 것을 보고 우리 가족은 모두 신기하다고 했다. 4명 좌석을 붙여달라고 부탁하고, 짐을 부치고 티켓팅까지 완료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공항을 돌아다니며 택스리펀을 받기 위해서 세관 창구를 찾았다. 공항 구석에 자리한 창구에 가서 면세를 받으러 왔다고 하니, 오후 3시부터 받는다고 그때 오라고 한다. ‘아~ 점심시간인가?’ 비행기 시간도 여유롭게 특별히 할 것도 없어서 세관 창구 앞에서 오랜만에 공항 와이파이를 잡고 스마트폰을 했다. 유튜브와 그동안 못 봤던 한국 드라마를 보다 보니 어느덧 오후 3시가 됐다. 창구에서 택스리펀 신청서를 내서 면세를 받았다.     


짐도 부치고 택스리펀도 해결했으니, 보안검사를 받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여기서도 한국인은 여권 심사를 간편하게 통과했다. 시간이 많이 있는데, 보안검색대도 빨리 통과해서 비행기 탑승까지 3시간이 남았다.    

  

면세점에서 가족들과 지인들 선물을 사고 유럽에서 마지막 식사이자 이른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가로 갔다. 공항에서 발견한 아시안 레스토랑. 뜨거운 국물과 밥알이 그리워 스파이시 라멘과 볶음밥을 주문해서 오래간만에 배불리 맛있게 먹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탑승구 근처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아내랑 로마에서 공항이 참 좋다고 이야기했다. 깨끗한 화장실과 자릿세가 없는 식당, 그리고 짧지만 잘 터지는 와이파이까지. 탑승구 근처에서 각자 미디어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탑승을 알리는 전광판이 뜨고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탑승을 시켜줄 생각이 없다. 어떤 안내도 없다. 승객들은 줄을 200미터쯤 늘어섰는데,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수다 타임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뭔 일인지 답답했는데, 줄을 선 외국인들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그대로 있다. 왜 기다려야 하는지 아무런 언급도 이런 상황, 정말 적응이 안 된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 장애인과 유모차, 비즈니스석 승객을 태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코노미석 탑승이 시작했다. 그런데 맨 앞에 서 있던 승객을 들여보내지 않는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사람을 먼저 태운다. 그렇게 우리 순서가 됐는데, 표를 보더니 따로 줄을 서라고 한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으니 뒷좌석 승객부터 들여보내야 한다고 한다. 순간 화가 났다. 방송도 없고 어떻게 하라고 말도 없었는데, 정말 불친절한 이 시스템은 화가 나고 불편하다. 그렇게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이 따로 줄을 만들어 서게 됐고, 뒷사람들이 먼저 들어갔다.      


비행기가 큰 경우에 이렇게 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기는 했는데, 그때마다 방송을 하거나 직원들이 표를 확인하면서 A, B 줄을 따로 만들어서 줄을 서게 했다. 그런데 이 항공 직원들은 승객들의 편의는 생각하지 않고 시간만 때우는 듯한 모습이 보기에 안 좋았다.      


비효율의 끝판왕인 시스템, 한국에 가서 좀 배워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긴 시간 끝에 비행기에 탑승했다. 시간도 30분이나 지연됐다. 오후 8시 30분쯤 비행기가 이륙했고,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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