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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르타르 Aug 30. 2018

파도치는 삶, 파도 타는 삶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리뷰

목요일, [단숨에 책 리뷰]
열네 번째 책 : <달과 6펜스>

내 혈기는 좀 더 거친 삶의 방식을 원했다.

1. 왜 읽었나

'꿈'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제목이 멋지다고 생각해 언젠가 읽어보고 싶었다.


2. 어떤 내용인가

이 책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잔잔한 삶에서 파도가 치는 삶으로 삶의 궤적을 옮겨버린 인물이다. 아내도 자녀도 직업도 내팽개치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파리로 떠난다. 비루한 삶을 살더라도 그는 그림을 그리겠다는 욕망, 아름다움을 그리고 말겠다는 욕망이 굳건하게 자리 잡은 터라 개의치 않는다. 결국은 타히티에 가서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죽게 된다.

그는 파도를 타는 데도 성공한걸까

3. 어땠나

나도 그렇다. 잔잔한 삶도 그 나름의 가치가 있겠지만, 나는 파도가 치는 모험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다. 이 책이 출판되고 난 이후에 많은 청년들이 설레면서 이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런 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작가 서머싯 몸은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고갱의 일생을 소재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물론 고갱의 삶을 극화한 거기 때문에 실제 고갱의 삶과는 같기도 다르기도 하다. 사실 고갱 하면 '고흐가 고갱과 같이 산 적이 있었는 데 싸워서 고흐가 자기 귀를 잘랐다더라...’ 정도밖에 몰랐다. 고흐가 그린 작품은 많이 봤는데 고갱이 그린 그림 했을 땐 전혀 떠오르는 게 없었다. 고갱이 말년에 타히티에서 그림을 그렸는지도 처음 알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고갱이 세속의 삶에서 완전히 벗어나 역동적인 자유와 아름다움을 발견했던 장소 타히티가 궁금해졌다. 헤밍웨이의 작품을 읽고 그가 작품을 쓰고 모히또를 즐겨 마셨다는 쿠바에 가보고 싶은 것과 같은 이치일까? 그렇게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6펜스의 세계를 벗어나 달의 세계로 갈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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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구절

이런 유형의 삶*의 방식에는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이런 삶은, 잔잔한 시냇물이 푸른 초원의 아름다운 나무 그늘 밑으로 굽이굽이 흘러가 이윽고 드넓은 바다로 흘러드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그 바다는 너무 평온하고, 너무 조용하고, 너무 초연하여 불현듯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그런 삶에 어딘가 문제가 있다고 느꼈던 것은 그 무렵에도 강했던 내** 타고난 기벽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런 삶이 갖는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잘 정돈된 행복이 있었다. 하지만 내 혈기는 좀 더 거친 삶의 방식을 원했다. 그처럼 쉽게 얻을 수 있는 기쁨에는 무엇인가 경계해야 할 점이 있는 것 같았다. 내 마음속에는 더 모험적으로 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변화를, 그리고 미지의 세계가 주는 흥분을 체험할 수만 있다면 험한 암초와 무서운 여울도 헤쳐나갈 각오가 되어 있었다. p.36


*현재 삶에 만족하는 경우

** 찰스 스트릭랜드를 지켜보는 관찰자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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